[2ch] 나도 사람인데
382 名前:彼氏いない歴774年 [sage] :2013/03/25(月) 14:36:34.19 ID:qKgE9i0P
회사 사람들과 바베큐 파티를 했다.
가족동반 모임이라서 많은 인원이 모여 왁자지껄 즐겼다.
고기도 맛있었다.
동료도 상사도 후배도 모두 좋은 사람이라
친화력이 떨어지는 나도 재밌게 놀 수 있었다.
인원수가 많기 때문에 그룹을 여섯개 정도로 나눠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나는 훈남 동료랑 그 집 애 (세살 남짓한 남자아이, 벌써부터 훈남)랑 같은 조였다.
나는 평소에도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그 애가 너무 귀여워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애한테 틈만 나면 말을 걸었다.
지글지글하면서 맛있는 소리를 내며 익는 고기를 보는데,
아이 「 고기! 고기! 근데 있잖아요, 이거 무슨 고긴데요? 」
나 「 이건 말이야~ 소고기란다~ 」
아이 「 아~ 소구나! 맛있어요? 돼지랑 소랑 둘 중에 뭐가 더 맛있어요? 」
나 「 음~ 나는 소가 더 좋더라~
돼지고기는 바짝 익혀야 하잖아, 근데~
소고기는 이렇게 중간이 살짝 붉은 정도로 굽는 게 맛있거든~
봐봐, 보기 좋게 익었지?
지글~ 지글~ 거리지?
참~ 맛있어 보이지? 」
그런데 그 순간 애가 갑자기 울었다.
나는 순간 벙쪘고 동료도 당황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뭐야 쟤 무슨 짓을 한 거야?'
같은 눈으로 날 쳐다봐서 죽고 싶었다.
나중에 울음을 그치고 좀 진정된 애한테 물었더니
「검고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삐쩍 마른 여자가 씨익 웃으면서 고기를 굽는 모습이 귀신같아서 너무 무서웠어요.」
란다.
게다가 나중에는 자기도 잡아먹힐 것 같았단다.
내가 무슨 아귀냐.
훈남 동료는 빵 터졌다.
「내가 요즘에 괴담을 들려줬더니 이러나 봐ㅋ」
라고 웃으며 사과했다.
그 와중에 같은 조 후배가 나한테
「선배는 머리를 자르든가 염색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정말 진지하게 조언했다.
이번 주 주말에라도 당장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자르고 염색도 해야겠다.
번역 : 행복한 마조히스트(sweetpj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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