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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가 번역하는 감동

[2ch] 고양이가 화났다





[2ch] 고양이가 화났다





859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 : 2011/03/31(木) 12:45:12.65 ID;uvFavIGCO


우리 본가도 이번 지진에 휩쓸렸다.


나는 그때 시험 때문에 다른 지역에 가 있었던 터라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들었다.









대해일이 일어났을 때


엄마는 피난 경보를 듣고 고양이를 찾으셨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 갔는지 통 보이지 않아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고.


집안에는 없었다고 한다.


밖으로 도망친 모양이다.


우리집 2층에 있는 2층 침대 위까지 물이 차올랐다는데...


만약 고양이가 정말 밖에 있었다면 더 위험한 일이다.









그날 밤 우리집 프로판 가스가 터졌다고 한다.


전부 불타서 재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진에 해일에 화재까지.


아마 고양이는 죽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재해지에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안부도 2, 3일은 확인할 수 없었다.


우리 동네가 TV에 나왔다.


아주 작은 틈새도 안 보일 정도로 쌓인 돌무더기만 가득했다.


자위대가 찍은 항공사진을 봤다.


무선도 고장 났다고 했다.


연락 수단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런 절망적인 뉴스를 보며


「이제 다 끝이구나.」


「나는 이제 외톨이구나.」


하는 우울한 생각만 하며 울었다.


밤에 잠을 자려고 누워도 계속 눈물이 흘러 잘 수 없었다.


설핏 옅은 잠에 들었다가 깨어나곤 했다.









860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 : 2011/03/31(木) 12:48:14.75 ID;uvFavIGCO


잘 때도 자기 직전에 생각던 것들이 계속 이어졌다.


그 때는 우리집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부모님, 조부모님, 동생들, 고양이.









얕은 잠.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비몽사몽간에 가족 생각만 했다.


꿈에서 깨면


「어? 다들 어디 갔지?」하며


잠에 취해 가족을 찾다가


「아, 해일…」하며


또 현실로 되돌아왔다.


그때마다 울었다.









그 날도 아침에 일어나


현실에 절망하며 울고 있었다.


나도 재시험 따위 무시하고


집에 돌아왔다면 좋았을 텐데.


가족과 함께 있는 게 좋아.


가족이 죽었다면 나도 죽을래.









바로 그때


오른손이 지끈, 하고 아팠다.


오른손을 보니 물린 것처럼 붉게 부푼 상처가 있었다.


고양이가 문 것 같은 상처였다.


게다가 피까지 났다.









우리 고양이는 사람 손을 무는 걸 정말 좋아하는 난폭한 고양이다.


우리 가족은 고양이를 무지 좋아하는 바보 가족이라서


귀여우니까 됐다며 전혀 혼내지 않았다.


그래도 피가 나올 정도로 세게 물린 적은 없었다.


꼬리를 가지고 놀다가 진짜로 화가 나서


그때 딱 한 번 피가 나올 정도로 물리긴 했다.









아, 그 녀석이 지금 나한테 화났구나.









내가 죽고 싶다고 해서 화가 났을 것이다.


평소 같으면 「어디에 스쳤나?」했겠지만


그 때는 고양이가 화를 내고 있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왜 너 혼자 불행한 척 하는 거냐고.


넌 죽을 가치도 없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861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 : 2011/03/31(木) 12:48:48.13 ID;uvFavIGCO


그 날 밤은 아주 잘 잤다.


깊게 잠들었고 꿈도 꾸지 않았다.


꿈은 꾸지 않았지만 왜일까


가슴 위에 따뜻하고 묵직한 뭔가가 올라온 것 같았다.


그 녀석이 나를 걱정해서 지켜 준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 후 마음가짐을 달리했다.


운전면허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차에 가솔린을 싣고


슈퍼에서 필요한 물건도 사서


재해지에 전달했다.






내 주제에 뻔뻔스럽게도


가족을 위해서 뭐든지 하고 싶었다.


친구들도 내 이야기를 듣고 기꺼이 도와줬다.








지금은 다행히 가족의 안부는 확인했다.


가족을 피난소에서 만났다.


하지만 고양이는 찾지 못했다.


친구들과 집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적어도 유골만이라도 찾고 싶지만


아직 시신 수습도 다 못한 상황이라 딱히 기대할 수 없다.


그저 그 녀석 사진을 보며 울 뿐이다.



























862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 : 2011/03/31(木) 13:09:30.03 ID;SVSnDl6dO


고양이 「숨어 있다가 길을 잃었을 뿐이야. 네 멋대로 죽이지 마!」(캬릉!)







번역 : 행복한 마조히스트(sweetpj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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