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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인터넷 상에는 인기 없는 놈들이 많았다.
멤버만 바뀔 뿐, 그들이 하는 일은 한결같다.
나도 물론 인기 없는 놈이다.
당시 유행하던 텍스트 사이트의 영향을 받아서
크리스마스에 밤새 계속 갱신하거나
에로게임 화면에 케이크를 바치거나
오픈한지 얼마 안된 메이드 까페에서 오프라인 파티 하거나
나름대로 즐겁게 인기 없는 삶을 보냈다.
당시 우리 평균 연령은, 30세 전후였다.
인기가 없다해도 그냥 그 때 우연히 여자친구가 없었을 뿐,
꽃미남도 있었고 고액 연봉을 받던 사람도 있었다.
이러쿵 저러쿵해도 나중에 결혼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결혼해서 연락이 끊긴 사람도 있다.
「00군은 더 멋부리면 분명 인기 쩔거야」라고 해 주길래, 우쭐해서
「아니, 나는 사쿠라짱 말고는 관심 없어」라고 멍청하게 대답하곤 했다.
시간이 흐르고.
오랜만에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보니
당연히 당시 30대 였던 놈들이 이제 40대다.
꽃미남은 대머리 뚱뚱보가 되었고,
원래 못생겼던 사람은 완전 못생긴 아저씨가 되었다.
「인기 없음」 「오타쿠」 「동정」 「평생 독신」 「고독사」
옛날에는 대항 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암호였던 말이,
갑자기 현실이 되었다.
자학하며 웃을 여유도 사라졌다.
진짜로 평생 독신, 동정인 채 고독사 할 것 같은 분위기가 풍기고
예전처럼「이 인기도 없는 놈이!」하며 서로 웃어댈 수 없다.
인기 없는 너희들,
정말로 동정을 지키다가 고독하게 죽을 각오가 있어?
결과가 어떨지 모를 노력을 하기 귀찮으니까
「나는 삼차원의 여자는 관심없어」 라고 하는거잖아.
대충 인기 없는 커뮤니티 안 에서 여유롭게 떠들어댈 수 있는 건 지금 뿐이야.
지금은 귀찮겠지만 미래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정말로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마흔을 넘기고「역시 결혼하고 싶다」라고 생각한대도,
그 때부터 노력해봤자 이미 늦었다.
그 때 가서도 「※다만 꽃미남에 한정한다」라고 말할 셈이냐?
* 역주
「※다만 꽃미남에 한정한다」
원문은 「※ただしイケメンに限る」즉, * 다만 이케멘에 한정한다
이케멘은 오타쿠와 반대되는 용어로 자주 쓰입니다.
잘 생기고 성격좋고 참 괜찮은 일반인을 지칭합니다.
주로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고백을 하고싶어서 도움을 청했을 때
문자를 보내라거나 전화를 하라거나 직접 만나서 얘기하라거나 이벤트를 하라거나 하는 조언을 해주면,
자기는 오타쿠라 당연히 안 될 거고, 그런건 꽃미남들이 해야 먹힐 거라는 자학적인 의미로
「※다만 꽃미남에 한정한다」고 자포자기 할 때 씁니다.
주위에서도 그런건 꽃미남한테 어울리지, 넌 하면 안돼!! 같은 뉘앙스로 사용합니다.
한국에서 잠깐 유행했던 "난 안될거야 아마..." 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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