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 : 1/2 :2010/04/20(火) 00:06:35 ID:9pvdl83k0
요즘 들어 회사 근처에 있는 가게 하나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거의 매일 거기서 점심을 해결했어.
근데 꼭 수요일마다 완전 개념 없는 손님이 와서
수요일에는 절대로 안 갔어.
저번에는 수요일도 아닌데
내가 밥 먹고 있을 때 그 무개념 손님이 온 거야.
「으아~ 재수없어~」
하지만 이제 막 먹기 시작했을 때라서 어쩔 수 없었어.
무개념 손님은
「어이~ 늘 먹던 걸로 줘~」하고 크게 외치더니
3분도 채 안 지났는데
「언제 나오냐~」라며 주먹으로 테이블을 쾅쾅 내리치는거야.
진짜 저런 인간이랑 같은 데 있기 싫더라.
아르바이트 애가,
「네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대답하니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계속 중얼중얼대더라구.
10분 정도 지나서 무개념 손님이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어이! 왜 이렇게 늦어!」라고 또 불평하는거야.
아르바이트 애는 웃는 얼굴로「죄송합니다, 지금 손님이 많아서요」라고 대답했어.
(실제로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았음)
그랬더니 무개념 손님이
「이 자식, 까불지 마!
음식점이 손님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손님은 신이라는 것도 모르냐!」하고 화를 내더라.
아르바이트 애는 잔뜩 쫄았다구. 너무 불쌍했어.
진짜 밥맛 떨어지더라.
근데 그 순간
그 애가 「소, 손님은, 신 입 니 까?」라는 거야.
무개념 손님은 입에 밥을 한가득 넣고
「당연하지. 그렇게 정해져 있잖냐. 이런 건 기본 아냐?」라고 지껄였어.
그랬더니 아르바이트 애가
「신이셨습니까,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 하더니 갑자기 주방을 향해
「사장님~ 신이 오셨습니다~」라고 외쳤어.
487 : 2/2 :2010/04/20(火) 00:07:25 ID:9pvdl83k0
그러자 주방에서 사장이랑 부인이 나오더니
「역시, 신이셨습니까? 어쩐지 그럴 거 같았습니다!」
「드디어 우리 가게에도 신이 와 주셨군요!」라고 떠들어대는거야.
아놔 진짜 밥 뿜을 뻔 했네.
아르바이트 애가 「축하 합시다!」라더니
무슨 경 같은 걸 주창하기 시작했어.
천진신(天津神)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걸로 봐선 축사였던 것 같아.
아르바이트 애가 리듬감 있고 독특한 음으로 주창하는 동안
사장 부부는 싱글거리며 무개념 손님을 계속 쳐다봤어.
무개념 손님이
「신이란게 그런 뜻이 아니잖아! 이 자식들 정신 나갔냐?」
하고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났어.
사장이「신님, 벌써 가십니까? 조금만 더 쉬다 가세요~」라며 붙잡았더니
무개념 손님은「이런 가게, 내가 다시 오나 봐라!」
하며 천 엔짜리 한 장을 던지고 가게를 뛰쳐나가더라구.
아르바이트 애랑 사장 부부는
손을 모아 문을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였어.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다들 대폭소.
사장 부부는
「덕분에 그 손님을 내쫓았어. 고마워, 고마워.」
라며 아르바이트 애를 추켜세웠어.
다른 손님들도 무개념 손님을 욕하고
아르바이트 애의 용기를 칭찬했어.
나는 너무 웃어서 사레까지 들렸어.
혹시 그 아르바이트 애, 무녀(巫女) 아닐까?
이제 요일에 관계없이 먹으러 가도 되니까
다음에 가서 물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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