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박언니가 해맑게 인사를 건네며 까페에 들어섰다.
여기서 보통 팬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꺅~ 언니~ 누나~ 예뻐요~ 우워어어어어~"
...겠지만.
우리 팬들은 다르다.
얌전하고 조용하고 수줍기로 소문난 우리 팬들은
오늘도 다른 때와 다름없이 수줍은 인사를 건넸다.
"아, 안녕하세요... 오, 오셨어요오...."
잘 지냈어? 네, 언니도 잘 지내셨죠?
어, 너 오랜만이다~ 예, 누나.
조곤조곤, 인사가 오갔다.
배웅,
언제 다시 볼 지 모를
이별의 날이지만
우리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인사를 건넸다.
그래, 이래야 박지윤이지. 이래야 박지윤 팬이지.
노래를 언니를 배웅하는 내용으로 개사해서
미리 팬들끼리 모여 녹음했고,
그걸 박언니 앞에서 틀었다.
난 그걸 녹음할 때 계속 울어서 녹음을 제일 늦게 끝냈었다.
오늘 와서 들을 땐, 그 때 보다 더 많이 울었다.
박언니 우는 모습을 보니 멈출 수가 없더라구.
팬들에게 하나씩 주어진 미션.
나는 머리에 꽃을 꽂고 15분이상 있기.
미션을 성공해야만 박언니와 투샷을 찍을 수 있어서
나는 15분 동안 동미(동네 미친냔)에 빙의되었다.
롤링페이퍼를 돌렸다.
중심엔 당연히 박언니의 그림이 빠질 수 없지.
사랑스런 냥이곰.
롤링페이퍼에 글을 적는데
왜 이렇게 손이 덜덜 떨리는지.
글씨는 쓴 건지 그린건지 허허...
박언니를 그렸으나 이건 이미 박언니가 아닌걸.
게임으로 얻은 티.
박언니가 손수 그린 냥이곰이다!!
팀을 짜서 박언니의 노래 제목을 이어 짧은 글 짓기였다.
명색이 시인이라 정말 열심히 열심히 했는데
워낙 오글거리는 걸 못 견디는 성격이라
대강의 스토리와 흐름만 던져놓고
우리 팀원들에게 그걸 이어 붙이도록 막 부렸다.
박언니는 우리 팀을 뽑아주셨다. 우왕 나 기절...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입나요ㅠㅠ
....하지만 착용샷이 빠질 수 없잖아 ㅋㅋㅋ
저번 달 쯤, 박언니 영화 '서울' 감상문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박언니 애장도서,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여기에도 빠지지 않는 냥이곰.
수줍게 내밀어 싸인을 받고야 말았다.
박언니에게 싸인을 받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아니, 박언니가 싸인을 잘 안 해줘서가 아니다.
우리 팬들한테서 수줍음을 빼면 0이 남는다.
언니 사진 찍어요, 언니 싸인 해 주세요.
이 한마디가 어려운 우리.
늘 수줍고 늘 한결같은 우리.
안녕, 잘 다녀오세요.
우리는 늘 이렇게 변함없이 기다릴거에요.
출처 : 행복한 마조히스트(sweetpjy.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