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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가 번역하는 기타

[2ch 생활전반] 최악의 선생님


[2ch 생활전반] 최악의 선생님



초등학교 1, 2학년 때 여자 담임이 최악이었다.

학생들을 노골적으로 편애 했다.

몰래 그런 것도 아니고 아주 대놓고 그랬다.

지 마음에 안 드는 학생은 수업시간에 완전 무시했다.





그 뿐만 아니라 반애들 앞에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고

그 애 뿐만 아니라 그 애 가족들 흉까지 봤다.

매일매일 반애들에게 서로 나쁜점을 고자질 하게 했다.

확실히 공포정치였다.





다른 선생님들은 몰랐던 건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을 하고 있던 건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나도 미움 받고 있던 학생 중 한 명이라

하루하루가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초등학교 1, 2학년 때는

선생님이 절대적인 존재라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연구 수업이 예정됐다.

다른 학교 교사나 교육위원회의 간부 같은 사람들 앞에서 하는 수업 말이다.

담임의 공포정치 때문에

우리 반이 얌전하고 좋은 반처럼 보여서 선택된 것 같다.





수업은 국어.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를 읽고

감상문을 써서 발표하면

각자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시나리오였다.





교사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무대였다.

담임도 당연히 꼼꼼하게 준비했다.

미리 반애들에게 감상문을 써오게 하고

잘 쓴 걸 선택해 연구 수업 당일에 지목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3일 내내 전력을 기울여 정말이지 최고의 감상문을 썼다.

평소처럼 써 낸 다른 애들과 비교하면 내가 제일 잘 썼을 거다.

담임은 항상 나한테 발표를 절대 안 시켰지만

역시 자기 평가에 관련된 연구 수업에서는

조금이라도 좋은 점을 보여 주고 싶었던 건지

연구 수업일에 나더러 발표를 하라고 시켰다.





이겼다!





기다리던 연구 수업 날.

교실 뒤에는 견학자가 서있다.

그 독한 담임도 조금 긴장한 눈치였다.

애들도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혼날 거라고 생각했는지

바짝 쫄아 있었다.





수업이 시작됐다.

마침내 때가 됐다.

「다음은 00군이 발표해 볼까요.」라는 말에 일어섰다.

내 손에는 3일 내내 쓴 감상문

…이 아니라 일주일간 잠도 설치며 써 내려간 고발문이 있었다.





「00선생님 때문에 우리반은 지옥입니다.

   나는 손을 들고 대답만 하면 받을 수 있는

 칭찬 스티커를 받았던 적이 없습니다…」





나는 선생님의 히스테릭한 제지에도 지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질렀다.

어떤 아이는 집이 가난하다며 떠벌린 것

어떤 아이는 형이 고등학교를 중퇴한 불량아라며 흉 본 것

또 어떤 아이는 아파서 안 나 온 걸 꾀병이라고 단정짓고

반애들 앞에서 무릎을 꿇리고 고개 숙여 빌게 한 것…





미안, 글을 너무 길게 썼다.

이제 마지막이니까 용서해 줘.





반애들은 다들 울었다.

지금까지 괴로웠던 게 복받쳤던 거겠지.

그 울음소리 덕에 신빙성이 더했다.

당연히 수업은 중단됐다.

여교사는 미친듯이 계속「이건 모함입니다!」라고 외쳤다.

캐물으려는 견학자와 필사적으로 막는 교장 · 교감의 몸싸움이 계속 되었다.





결국 여교사는 담임에서 빠지고

재교육인지 뭔지로 교육위원회의 무슨 부서에 넘겨졌다.

그 후 애매한 시기인데도 교장이 바뀌었다.





그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른 선생님들이 날 피해서

지내기는 불편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번역 : 행복한 마조히스트(sweetpj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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