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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가 번역하는 유머

[2ch] 나체주의자





[2ch] 나체주의자


내 전남친은 나체주의자였다.

겨울에는 보일러를 돌리면서 난로까지 켜놓고

거북이처럼 코타츠(일본의 탁상형 난방기구)

안에 들어가 종일 엎드려 누워있다.

여름에는 벌거벗은 채로 베란다에 나가려고해서

간신히 뜯어말리곤 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약과였다.

전남친은 어느새 우리집에 눌러앉더니

또 어느새 자기 원래 집을 팔아버리고

막무가내로 나와 동거를 시작했다.








계속 알몸으로 지내는 습관 때문에

겨울에는 난방비가 너무 많이 깨졌다.

몇 번이나 말을 해도 옷을 입을 생각을 안 하더니

오히려 나더러 자기처럼 알몸으로 있어보라고도 했다.








코타츠 안에서 그대로 잠이 들고

일어나면 잠에 취한채로

아침 발기를 해결하려고

나한테 끈적끈적 달라붙었다.








전남친 때문에 방 안은 온통 음모 투성이.

음모의 행동범위는 어찌나 굉장한지

도처에 음모들이 널려있었다.

어느날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그게 계란말이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때는 정말 아주 잠깐이었지만

전남친이랑 같이 확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 일이 몇 번이고 계속 되었지만

망할놈의 정 때문에 차마 헤어질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전남친이 우리집에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하다가 (물론 알몸으로)

문득 컨트롤러를 지 가랑이 사이에 끼웠다.

내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가랑이 사이에.

그 순간 난 이성을 잃었다.








「이 자식아! 내 플레이스테이션 더럽히지마!」

나는 엄청난 욕설과 고함을 내지르며

벌거벗은 전남친을 내쫓았다.

그 때 나는 전남친의 대답 때문에 더 열 받았다.

「난 거시기를 다른 데보다 두 배로 더 깨끗하게 씻으니까 괜찮아!」

...그래서 알몸 그대로 내쫓았다.








물론 전남친이 문을 쾅쾅 때려댔지만

이윽고 그 소리가 그치더니 흐느껴 우는 소리가 났다.

현관문에 달린 렌즈구멍으로 밖을 봤더니

전남친이 알몸으로 훌쩍거리며 울고 있었다.

그 순간 이제 이 사람이랑은 끝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습관이 정말 무서운 게, 그렇게 지내다보니

전남친이 집 안에서 발가벗고 다니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어서 너무 두려웠다.








예전에 전남친이랑 싸우다가

「뭐야 이 ‘라’는! (裸:벗을‘라’)

너는 ‘라·타로’ 야! (라+전남친 이름 *가명)」

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라·00」이라는 작명센스가 맘에 들었는지

지 거시기에「라·거시기」라는 이름을 붙여 사육(?)을 시작했다.








너무 귀여워하길래

라·거시기에 맞장구를 좀 쳐주면

전남친이 내 부탁을 들어 줄 것 같아서

「요즘은 개한테도 옷을 입혀주잖아.

라·거시기에도 옷을 입혀주면 어떨까?」라고 떠봤다.








전남친은「그것도 그렇네.」라더니

티슈를 한 장 뜯어 거시기 위에 걸쳤다.

그래서 헤어졌다.



번역 : 행복한 마조히스트(sweetpjy.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