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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가 번역하는 감동

[2ch] 공장의 하루

 

 

 

 

 

[2ch] 공장의 하루

 

 

 

 

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5(金) 23:56:09.65 ID:5YnExFrN0

 

아침 6시 기상

 

 

 


· 오늘도 또 눈을 뜨고 말았다··· 하고 절망한다

 

 

 


· 맨 먼저 컴퓨터를 킨다.

 

부웅~ 하고 컴퓨터가 켜지는 소리를 들으며 담배에 불을 붙인다(럭키 스트라이크).

 

회사 가기 싫다아아아, 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인터넷 서핑.

 

주로 뉴스 사이트를 둘러보면서

 

뭔가 회사에서 이야깃거리로 쓸 만한 게 없나 찾아보다가

 

애초에 회사에서 이야기할 상대가 없잖아

 

하면서 괜한 헛수고에 들인 노력을 자조한다.

 

죽고 싶어진다.

 

죽을까, 했다가 무서우니까 못 죽는다.

 

 

 


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5(金) 23:59:48.16 ID:obNQjr6di

 

이봐, 그만해.

 

 

 


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00:56.63 ID:T5Ns4W++0

 

아침 여섯시 반

 

 

 


· 샤워를 한다.

 

엄청 더러워진 욕조를 볼 때마다 슬슬 청소해야지 싶은데

 

어차피 청소 따위 절대 안 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겁나 뜨거운 샤워를 하면서

 

오늘 하루도 싫은 일만 가득하겠구나 하면서 우울해진다.

 

머리위로 쏟아지는 물줄기를 느끼며

 

지금까지의 인생과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한다.

 


 

 

· 아침 식사.

 

상자에 스누피가 그려진 시리얼을 먹는다. 초콜릿 맛.

 

샐러드볼에 가득 넣고 우유를 찰랑찰랑하게 들이붓는다.

 

시리얼을 먹으면서 다시 인터넷 삼매경.

 

한 시간 뒤에는 출근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죽고 싶어진다.

 

 

 


1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01:27.47 ID:Yr91B54s0

 

내년에는 나도 이렇겠지···

 

인턴이지만ㅋㅋㅋ

 

 

 

1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04:44.25 ID:9uGZ5+JD0

 

정신적으로 너덜너덜거리는 밤샘 SE보다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야근수당이 확실하게 나오는 공장 근무자가 낫지.

 

 

 


1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08:24.49 ID:e4hmTdpw0

 

>>11

 

야근수당이 다 나오진 않지.

 


 

 

1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06:09.32 ID:5YnExFrN0

 

아침 7시

 

 

 


· 자위

 

야한 사이트를 찾아서 별 감흥없이 보다보면 찍, 하고 나온다.

 

아침부터 자위냐, 진저리가 날 정도로 바보같다.

 

하지만 정신차리고 보면 왼손은 거기 가 있다.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컴퓨터를 하다보면 자주 있는 일이다.

 

 

 

 

아침부터 자위하면

 

에너지도 의지도 사라져

 

우울하고 권태감 가득한 하루가 더욱 더 심해진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는데···.

 

하지만 우울하기 때문에 눈앞의 쾌락에 저항할 수 없다.

 

 

 

 

나는 티슈에 손을 뻗고

 

30분 정도 반찬을 맛보며 자위에 빠졌다.

 

그리고 죽고 싶어졌다.

 


 

 

1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09:17.14 ID:h76rnjct0

 

자위는 쫌 샤워 전에 하라고ㅋㅋㅋ

 


 

 

2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11:59.44 ID:T5Ns4W++0

 

아침 7시 반

 


· 아침에 일어나 회사 갈 때까지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출근 준비하느라 허둥대는 일 외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이다.

 

그 귀중한 시간을 시시한 자위에 사용한다니···

 

정말 바보같아···

 

이러면서 혼자 상처를 입는다.

 


 

 

· 시계를 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빨리 나가야 한다!

 

조금 있으면 8시다!

 

불안하다.

 


 

 

· 헤드폰을 끼고 노래를 듣는다.

 

물론 불후의 명작 「RED」다.

 

지금의 나한테는 그 기타의 음색이 최고다.

 

듣고 있으면 즐거워지고 불안도 사라진다.

 

이대로 이렇게 게속 킹 크림슨을 들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은 시시각각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간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현실도피를 시도한다.

 


 

 

2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17:04.14 ID:T5Ns4W++0

 

7시 55분.

 

 

 


·집에서 나가기 5분 전

 

나는 생각한다.

 

회사에 갈까 말까···.

 

물론 마음과 몸과 영혼은 이렇게 외치고 있다.

 

「차라리 죽자!」

 

 

 

 

이제 한계다.

 

나는 회사 근무에는 전혀 맞지 않나보다.

 

뭐랄까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 없다.

 

타인에게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는 죽을 만큼 불편하다.

 

너무 무능하다.

 

회사에 가도 나는 그냥 민폐덩어리다.

 

오히려 내가 없는 것이 낫겠지.

 

그럼 이제 어쩔래?

 

 

 

 

나는 핸드폰을 본다.

 

오늘 일어나서 이제야 핸드폰을 봤다.

 

나는 핸드폰이 정말 싫다.

 


 

 

2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18:13.75 ID:9uGZ5+JD0

 

회사 좀 가라ㅋㅋㅋㅋ

 


 

 

2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21:15.71 ID:N9jTRAOU0

 

되게 여유롭게 일어나네

 


 

 

2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23:42.34 ID:T5Ns4W++0

 

· 으아, 차라리 핸드폰을 꺾고 벽에 던져서,

 

나를 아는 모든 인간들과 연락은 물론 관계까지 끊어 버릴 수 있다면

 

나는 해방될 수 있을까?

 

 

 

 

이 녀석이 울면 나는 우울하다.

 

아무리 즐거운 기분이라도 착신 벨소리가 울리면

 

곧 바로 시베리아 한가운데 떨어진 것 처럼 기분이 다운된다.

 

주말에 찾아오는 ‘좋은 말씀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하는 노크같다.

 

 

 

 

왜냐하면 내 핸드폰이 울면

 

그건 무조건 일에 관련된 문제가 생겼을 때니까.

 

그 이외의 일로 운 적이 없다.

 

나는 친구도 연인도 없으니까.

 

 

 

 

아, 싫다.

 

이런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는 중에도

 

핸드폰 대기화면에 있는 시계는 간다.

 

회사, 가기 싫다.

 

이불, 따뜻하겠지.

 

 

 


· 7시 59분.

 

나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

 


 

 

2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24:45.30 ID:x5IcAfMsO

 

아직 공장편은 시작 안 했냐.

 


 

 

27: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26:11.77 ID:m3iDEGct0

 

취침까지 이 페이스라면 초대형작이 되겠구만.

 


 

 

3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29:37.64 ID:rizRHT/e0

 

자위나 하는 주제에 뭔 헛소리냐ㅋㅋ

 

 

 


3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29:39.75 ID:T5Ns4W++0

 

· 8시

 

나는 겁쟁이다.

 

회사에 가기로 했다···.

 

땡땡이치면 그것도 그거대로 귀찮으니까.

 


 

 

·짐을 가볍게 체크한다.

 

어제 빤 작업복, 서류, 필기 용품 등이 들어간 가방을 추스른다.

 

컴퓨터를 끈다.

 

재떨이에 불씨가 안 남았나 확인한다.

 

가스밸브도 잘 잠그고 문단속도 잘 한다.

 

아, 이 닦는 걸 깜빡했다. 30초만에 끝낸다.

 

현관에서 구두를 신고 문을 연다.

 

눈부신 아침의 태양빛이 나를 덮친다.

 

아아··· 이대로 어둠 속에 사는 괴물처럼 사라져 버릴 수 있다면!

 


 

 

· 문을 잠근다

 

애용하는 자전거에 올라탄다.

 

간신히 출발이다.

 

 

 


3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33:31.88 ID:T5Ns4W++0

 

· 8시 5분.

 

 

 


· 이때 평소의 나쁜 버릇이 기어나온다.

 

어···? 현관문을 제대로 닫았던가···.

 

자전거를 모는 속도가 느려진다.

 

서서히 느려지다가 마침내 멈춘다.

 

열쇠, 잠갔나?

 

 

 

 

머리 뒤 쪽에서 뭔가 가물가물거리고

 

가슴 근처에서 또 뭔가 와글와글거린다.

 

기억을 되짚어 본다. 확실히 나는 열쇠를 돌렸다.

 

하지만 정말일까?

 

내 기억을 믿을 수 있어?

 

 

 

 

조금 생각하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간다.

 

회사에 가기 싫은 나의 무의식이 낳은 착각이 아닐까하는 의혹은,

 

너무 비참하니까 무시한다.

 


 

 

4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55:12.06 ID:rizRHT/e0

 

>>34

 

나도 자주 그래

 


 

 

3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35:02.48 ID:YoUv/esa0

 

아직도 공장에 도착하지 않았나···

 


 

 

3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39:57.12 ID:T5Ns4W++0

 

아침 8시 10분

 


 

 

· 문은 잘 닫혀있었다.

 


 

 

· 다시 출발.

 

자전거를 타다가 생각한다.

 

저 트럭··· 나를 쳐 죽여주지 않을까.

 

저 차··· 핸들을 갑자기 내 쪽으로 꺾어 돌진해 오지 않을까.

 

저 아줌마··· 갑자기 부엌칼을 휘둘러 나를 찔러 죽이지 않을까

 

저 학생··· 스쳐지나가면서 그 어깨에 멘 죽도로 내 심장을 찔러주지 않을까(죽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운석이 떨어지지 않을까? 나의 머리에.

 

될 수 있으면 회사에. 혹은 사장네 집에.

 


 

 

‘대재해’야 와 줘!

 

핀 포인트로 회사를 없애줘!

 

사원들의 집이라도 좋아!

 


 

 

물론 무슨 일도 일어나지 않고

 

나의 자전거는 평화롭게 앞으로 나아간다···.

 

으아, 죽고 싶다.

 


 

 

4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0:47:43.82 ID:T5Ns4W++0

 

8시 20분.

 


 

 

· 편의점에 들른다.

 

잡지를 잠깐 서서 읽는다.

 

아침에 출근하다가 편의점에 들러 잡지를 서서 읽는 일은 비정상적으로 즐겁다.

 

신작 크림빵을 체크한다. 취미니까.

 

각종 편의점의 크림빵을 먹는 게 말이지···.

 

새로 나온 도너츠를 비타민 음료수랑 같이 산다.

 

도너츠는 그럭저럭.

 

기분이 내키면 또 사겠지 싶은 레벨의 맛.

 

비타민 음료수는 여전히 맛을 잘 모르겠다.

 

효과는 있나? 체력 회복이 되나?

 

이런 의문은 계속 따라다니지만 그냥 마신다.

 

효과를 느꼈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 아침 편의점에는 여러 종류의 인간이 있다.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동료들과 웃으면서 바구니에 먹을 것을 담아 간다.

 

아침 식사일까, 점심 식사일까.

 

아침이든 점심이든 그들은 즐겁게 식사를 할 것이다.

 

일도 분명 즐거울 것이 틀림없다.

 

저런 얼굴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절실히 생각한다.

 


 

 

4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07:58.83 ID:T5Ns4W++0

 

아침 8시30분

 


 

 

·【어서 오십시오 지옥에】

 

회사가 이런 느낌으로 딱 버티고 서 있어서 죽고 싶어진다.

 

머릿속에서 로버트 플립의 기타 연주가 흐른다.

 

아직 대부분이 출근하지 않아 주차장은 텅텅 비었다.

 

그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는 9시 직전이 될 때까지,

 

정말로 아슬아슬하기 전 까지는 안 오니까.

 

하지만 사장은 나한테만 30분 전에 출근하라고 엄명을 내렸다.

 

이유는 남자니까, 그리고 젊으니까.

 

뭔 헛소리냐. 죽고 싶다.

 


 

 

·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뒀다.

 

조금 걸어 회사 출입구로 간다.

 

늘어선 공장은 침묵하고 있다. 한밤중의 묘지처럼.

 

그래, 여기는 묘지다.

 

가정에 지친, 비틀린 아줌마 알바들끼리

 

파벌을 만들고 세력다툼을 하며, 험담의 대폭풍우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다른 구석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한다.

 

여기는 인생의 종착점.

 

나는 여기서 일하는 무능한 놈이다.

 


 

 

4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16:27.12 ID:gxZVnE2XO

 

공장인데 출근이 아홉시라니…

 


 

 

4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18:22.82 ID:T5Ns4W++0

 

아침 8시 35분

 


 

 

·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소라기에는 너무 초라한,

 

서류 같은 게 막 쌓여있는 책상 앞에서

 

불쾌한 타임카드를 그 불쾌한 기계에 쳐넣는다.

 

가가가각~하는 불쾌한 소리를 내면서

 

타임카드가 토스트처럼 불쾌하게 튀어나온다.

 

이 불쾌한 기계에 관련된 모든 것이 불쾌하지만은 않다.

 

이 빌어먹을 기계를 깨부수는 모습을 망상하는 것이

 

나의 비밀스러운 욕망이다.

 

머지않아 실현시키고 싶다.

 


 

 

· 1층으로 내려와 내 사물함에 짐을 넣고 작업복으로 갈아입는다.

 

갑자기 서양식 투구랑 갑옷을 몸에 걸친 것처럼 몸이 무거워진다.

 

마음은 그 이상으로 무겁다. 숨을 쉬는 것도 힘들다.

 


 

 

· 다시 2층으로 올라가 좁은 실내를 살핀다.

 

낡은 작업 라인,

 

그 옆에 간격을 두고 설치된 작업 책상,

 

책상 위에는 눈에 해로운 라이트(겁나 눈부심)나

 

손가락 고무나 하다가 만 일 같은 게 널려 있다.

 


 

 

4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31:25.48 ID:T5Ns4W++0

 

아침 8시 55분

 

 

 

 

·이 회사는 핸드폰 부품을 검사하거나

 

자잘한 파트를 조립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어느 대규모 회사의 하청의 하청, 또 하청...

 

그런 하청의 밑바닥 정도 되는 영세 공장이다.

 

 

 

 

직원은 대부분이 알바.

 

아줌마들로 가득한 여자의 세계.

 

사장도 여자.

 

즉 인간관계가 죽을 만큼 우울하다···.

 

여기에 들어온 지 몇 년 되었는데

 

나는 아직도 떨린다.

 

 

 

 

사람이 들락날락거리는 것도 잦다.

 

새로 들어왔다가 곧바로 그만두고 나간다.

 

일이 지루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아줌마들의 그렇고 그런 싸움 때문에 마음이 갉아 먹혀서 그럴 것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 일하다 말고 울 때도 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하고 싸울 때도 있어서 곤란하다.

 

일해라 너희들.

 

 

 


· 내가 어제 하다 만 일을 진저리치면서 하고 있으면

 

아줌마들이 무리지어 나타난다.

 

적당히 인사를 주고 받는다.

 

슬슬 기분이 나빠진다.

 


 

 

4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41:33.47 ID:N9jTRAOU0

 

재밌다.

 

다시 찾아 올 내일을 절망하면서 밤에 잠드는 씬까지 써줘.

 

 

 


5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43:46.78 ID:T5Ns4W++0

 

아침 9시···.

 


 

 

· 일 시작.

 

사장이 오더니

 

쓸데없이 건강함을 발휘하며 큰 소리로 인사를 한다.

 

머리가 울린다.

 

귓구멍에 드릴을 쳐 박는 것 같다.

 

말씀은 실로 고맙지만,

 

15분이나 줄기차게 말하는 것은 좀 참아주라.

 

「오늘은 물량을 맞추는 게 아슬아슬합니다. 속도 좀 내주세요」

 

젠장.

 


 

 

· 사장이 나간다.

 

반장이 지시를 내린다.

 

반장은 사장의 오랜 친구로

 

이 사람이 없어지면 이 회사도 끝이겠지,

 

하고 사람들이 몰래 소근댄다.

 

나한테도 지시한다.

 

「포장 좀 부탁합니다」

 

싫습니다 ~라고는 물론 말할 수 없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하고 젊은이다운 대답을 한다.

 

「아침부터 건강하네 」라고 아줌마 한 명이

 

왠지 슬쩍 웃으면서 말한다.

 

젠장, 싫은 기분은 계속 넘쳐흐른다. 로맨틱처럼.

 


 

 

5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51:24.54 ID:T5Ns4W++0

 

· 아침 9시 ~ 10시 30분······.

 


 

 

·묵묵히 일한다.

 

작업장에 설치한 라디오 카셋트에서 음악이 흐른다.

 

믿을 수 없겠지만 트로트다.

 

저 따위 노래를 들을 수 밖에 없는 게 화난다.

 


 

 

· 내 일은 라인 맨 끝에 서서

 

라인 위를 흘러오는,

 

알바 아줌마들이 검사한 제품을 한 번 더 가볍게 검사한 후

 

전용 트레이에 넣다가 가득차면 상자에 담는 작업이다.

 

이게 꽤 바쁘다.

 

우선 아줌마들이 검사를 어떻게 했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불량이 나오면 죽을 만큼 귀찮아지니까.

 


 

 

5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52:15.19 ID:wIlopo/s0

 

되게 재미있다

 


 

 

5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1:55:19.70 ID:kcjL5AYI0

 

글 올린 지 벌써 2시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아침 9시……

 


 

 

5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2:04:55.26 ID:T5Ns4W++0

 

· 여기서 불량이란,

 

납품한 제품을 거래처의 품질관리자가 체크해서

 

그 쪽 레벨에 안 맞는다 싶으면

 

제품이 그대로 다시 우리 쪽으로 돌아오는 최악의 상황을 말한다.

 

당연히 그 만큼의 보수는 지불이 안 된다.

 

그래서 불량이 나면 회사는 공짜로 일만 한 게 된다.

 

헛수고라는 말이다.

 

게다가 불량을 만회하는 일은 우선순위도 높기 때문에

 

모든 인원을 다 끌어 모아서 일단 거기에 착수해야 한다.

 

결국 다른 일은 올 스톱.

 

좋은 일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사장은 불량만은 절대로 내지 마! 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든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직원들끼리 서로 잘못을 떠민다는 것이다.

 

「네가 검사를 잘 안 해서 그렇지, 너만 잘 했으면 불량 같은 거 안 났잖아」

 

잘못을 전가하는 분위기가 작업장에 가득 찬다. 이게 괴롭다.

 

시선 하나하나에 의혹과 모멸 등의 온갖 감정이 담겨져

 

입으로 뱉는 말에는 노골적인 야유가 스며들어있다.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던 저 녀석에게 뒤집어 씌우면 되겠지?

 

같은 기색도 짙다.

 

여럿이 한 명을 몰아세울 때도 많다.

 

 

 


뭐가 무섭냐면

 

나는 작업 공정의 제일 마지막,

 

최종 체크를 담당하고 있다.

 

즉 뭔가 실수가 있을 경우

 

내가 제일 크게 혼난다···.

 

내 작업은 사실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다.

 


 

 

5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2:18:50.51 ID:T5Ns4W++0

 

아침 10시 30분··········

 


 

 

· 검사를 하거나 트레이에 넣거나 보호 시트를 덮거나

 

상자에 채우거나

 

파트마다 제품 수량을 맞추거나

 

수가 맞지 않아 작업장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상자를 2층에 옮기거나

 

가끔씩 거슬리는 아줌마들 때문에 열받거나···

 

그런 일을 반복하다보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쉬는 시간이 된다.

 


 

 

· 작업장의 분위기가 단번에 풀어진다.

 

아주 잠깐이지만 부드러운 기류가 흘러넘친다.

 

음지에서는 서로 사납게 대하던 사람들도

 

이때만큼은 친구처럼 어울린다.

 

테이블 위에 차랑 과자를 늘어놓고

 

그 주위에서 수다 꽃이 핀다···.

 

 

 


저 말입니까? 저는 작업을 계속하지 말입니다.

 

라인을 흘러 온 제품이 너무 많으니까요,

 

잠깐 쉬면 더 늦지 말입니다.

 


 

 

「어? 너 뭐 해?」

 

「네. 일이 조금 밀린 것 같아서요···」

 

「일벌레구나∼」

 

하하호호하는 웃음이 작업장 안에 흘러넘친다.

 

열심히 해, 하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따뜻한 말이 쉽게 날아와 박힌다.

 

제기랄, 그래서 계속 기분이 좋지 않다.

 


 

 

5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2:24:28.55 ID:N9jTRAOU0

 

뭐랄까, 차라리 같이 수다 떠는 것 보다는 낫지.

 


 

 

57: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2:39:48.34 ID:T5Ns4W++0

 

아침 12시 ~ 12시 45분·····················

 


 

 

·기억이 가물가물

 

반복작업의 효과다.

 

매일 비슷한 일을 계속하면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몸이 자연스럽게 적응한다는 아주 훌륭한 능력을 발휘해 준다.

 

덕분에 괴로운 작업 시간이 단축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것처럼 느껴질 뿐이지만.

 

그저 기계적으로 일을 하고 있을 뿐이지만.

 

연수 기간에 그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필사적으로 배우려고 할 때의,

 

그 초조와 집중력이 없어지고

 

이제는 아예 몸에 익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런 「이제 여유롭구나」하는 시기에

 

역시나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마는 쓰레기지만.

 


 

 

· 어쨌든 점심시간이다.

 

다른 사람들은 하루 중 두 번째로 빠른 스피드로

 

집에 돌아가 밥을 먹거나 회사에서 밥 먹을 준비를 한다.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스피드를 내는 때는 언제냐고?

 

말할 필요도 없지.

 

퇴근시간이니까.

 

 

 


· 당연히 나는 점심을 혼자 먹는다.

 

회사 건물 뒤가 내 아지트다.

 

도시락을 몰래 들고 나가서 몰래 먹는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단편집이 좋다.

 

20페이지에서 30페이지 정도의 단편을 한 권, 점심시간에 읽는다.

 

회사에 있을 때 이 시간만 편안하다···.

 

단편은 좀 부족하게 느껴져 속상할 때도 있다.

 

이 날은 잭 피니의 「게일즈버그의 봄을 사랑하며」를 읽는다.

 

잘 고른 것 같다. 재밌었다.

 

 

 


5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01:38.09 ID:T5Ns4W++0

 

낮 12시 45분 ~

 

 

 


·테이블 주위에서 몇 사람이 TV를 보며 우아한 런치를 즐긴다.

 

나는 묵묵히 일을 시작했다.

 

왜냐고?

 

사장의 엄명 「너는 점심시간 45분으로 끝내」

 

「네···」

 

「요즘은 바쁘고, 시간도 없으니까. 너라도 일을 더 해」

 

「네, 하~···」

 

「게다가 넌 젊으니까. 그리고 정직원이니까」

 

아아··· 아아··· 아아···.

 


 

 

· 나는 일단 정직원이다. 별명은 척척박사.

 

혹은 노예.


 

원문은 何でも屋 = ‘척척박사’로 의역함.
무엇이나 손대기를 좋아하는 사람.
또는 무엇이든 어느 정도씩은 할 수 있는 사람

 

 

 


6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03:57.99 ID:wIlopo/s0

 

젊은 게 뭔 죄냐 개뿜

 


 

 

6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13:18.68 ID:T5Ns4W++0

 

오후 1시 ~ 3시···································

 


 

 

· 마치 미리 짠 것 처럼

 

1시를 목표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집합한다.

 

그리고 오후 작업이 시작된다.

 

아무리 반복작업이라지만

 

배에 음식을 넣은 직후,

 

이 시간대의 괴로움은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는다.

 

졸려.

 


 

 

안 그래도 단순 작업이니까 눈이 가물가물하다.

 

깜짝 놀라면 갑자기 의식이 돌아온다.

 

고개가 꾸벅꾸벅 꺾인다.

 

오늘은 서서 하는 작업이니까 차라리 다행이지만

 

계속 의자에 앉아서 검사만 하는 작업은 진짜 위험하다.

 

 

 


아니나 다를까, 한 명이 졸고 있는 게 보인다.

 

타인의 실수를 지적하는 게 너무 좋다.

 

몰래 뒤에 바짝 붙어 능글거리면서「괜찮으세요?」

 

하면서 창피를 주고 싶다,

 

별별 저질 발상이 떠오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럴 여유도 없다.

 

라인 위를 흘러오는 제품을 처리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내 코가 석자다.

 


 

 

차례차례로 다가오는 문제에 쫓기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시간이 흐른다.

 

마지막에는 지친 마음과 몸만 남는다. 이것은 인생의 축도다.

 

이 라인의 끝에서 내 인생도 끝나는 것일까?

 

 

 


· 앗, 하고 보면 3시. 간식 시간이다.

 

이번 쉬는 시간은 나도 쉴 수 있다.

 

 

 


6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39:13.98 ID:P6CSYnini

 

그립네.

 

나는 야간작업이라 항상 졸음과의 싸움이었지.

 

흘러오는 제품을 보고 있으면 최면술에 걸린 것처럼 잠이 왔어.

 

 

 


6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24:09.87 ID:T5Ns4W++0

 

오후 3시·······································

 


 

 

· 1층에 내려가

 

사장 남편이 하는 용접 작업장에 간다.

 

회사에서 흡연구역은 밖이나 여기 뿐이다.

 

사장 남편이 용접 작업을 하나 끝마치면 같이 담배를 태운다.

 

담배를 피우는 다른 아줌마도 와서 담배에 불을 붙인다.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무진장 서투른 나한테는

 

담배가 귀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수다를 떨다가도 연기를 폐에 집어넣는 동안에는

 

침묵이 용서되기 때문이다.

 

할 말을 생각하는 시간을 얻을 수 있다.

 

담배가 공통 취미처럼 느껴져

 

그 잠깐 동안은 기분이 좋다.

 

커피도 마신다.

 

나는 달콤한 카페오레가 좋다.
 

 

 

 

· 흡연하는 아줌마는 다른 아줌마에 비해 젊은 편이라

 

제일 어린 나랑 잘 어울려준다.

 

주로 일 이야기지만, 가끔은 개인적인 이야기도 한다.

 

같이 일 할 기회도 많다.

 

대수롭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런 시간 덕분에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그리고 문제가 터진다.

 

불량이 났다.

 

 

 


67: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40:46.33 ID:T5Ns4W++0

 

오후 3시 15분·········································

 

 

 


· 지난주에 내보낸 게 납품처 품질관리에 걸린 것 같다.

 

그 문제의 불량품 샘플이 일단 속달로 돌아와서 그 실물을 본다.

 

 


 

· 핸드폰 키패드 옆에

 

1센치 정도 되는 실 부스러기가 있었다.

 

「아, 이거 망했네」라고 누구나 한 눈에 집어낼,

 

완전 불량품이다.

 

 


 

· 핸드폰 외관 검사란

 

라이트를 비추며 제품을 2~4 세트 정도 정리해

 

표면에 이물이 섞이지 않았는지,

 

인쇄 결함이 있는지, 흠이 있는지,

 

전체가 비뚤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확인 후 OK라면 라인을 통과해 출하,

 

NG라면 불량품으로 따로 정리해서 처분한다.

 

불량이 적으면 돈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실 부스러기란 말 그대로 실의 부스러기로,

 

제조 과정 중 도장하는 단계에서 실수로 들어간다.

 

불량 종류 중 되게 자주 나는 불량이라 찾아내기도 되게 쉽다.

 

엄청 눈에 띄는 불량이라 간과는 엄금이다.

 

변명할 도리가 없는 불량이다.

 

 

 


· 당연히 작업장에는 거친 폭풍우가 불어 닥쳤다.

 

비바람에 날아간 비참한 이파리는 나다.

 

 

 


7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55:57.47 ID:T5Ns4W++0

 

· 3시 30분·········································

 

 

 


·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누가 이 불량품을 내보냈어?」다.

 

즉 「아무튼 내 실수는 아니겠지」

 

그리고「나만 아니면 돼」다.

 


 

 

·「왜 불량품이 나왔어?」

 

「어쩌다 이렇게 됐지?」

 

「이제 이걸 어쩌지?」를 이야기 할 리가 없다.

 

 

 


· 쉬는 시간은 어딘가 우주 저편으로 사라진 것 같고,

 

다들 불안한 시선으로 서로를 견제한다.

 

우선 그 제품을 검사한 사람이 누구였는지가 화제에 오른다.

 

평소에는「어? 그랬나? 기억 안 나」가

 

말버릇인 인간이라도

 

이 때 만큼은 이상하게도 발군의 기억력을 발휘한다.

 

 

 


·예전에는 어떤 작업을 누가 했다는 기록이

 

신경질적으로 붙어 다녔던 때도 있었다.

 

누가 어느 구역의 어느 상자의 어느 트레이의 어느 제품을 담당했는지까지

 

서류에 기록해서 다음에 문제가 일어날 경우에 대비했던 때가.

 

기록 작업은 곧바로 없어졌다.

 

시간과 속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인데

 

일일이 펜을 집어 들고 기록할 시간도 없고

 

단지 사람들에게 긴장과 불안을 싹틔울 뿐이었으니까.

 

작업 효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아무도 죄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차분히 제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검사하기 시작했다.

 


 

 

· 결국 이번 불량을 낸 범인은 누구냐? 하는 문제는

 

금세 애매해지고 말았다.

 

「내가 불량을 확인 못 했을지도 모른다···」라고는 말할 수 있지만,

 

「나는 절대로 불량을 내지 않았다!」라고는 말할 수 없다.

 

눈치가 보이니까.

 

 

 


7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4:04:45.79 ID:T5Ns4W++0

 

· 그래서 폭풍우에 떨어진 잎,

 

불쌍한 제물로 바쳐질 새끼양 역을 하게 된 사람은 나다.

 

 

 


· 나는 그 불량과는 관계없다.

 

그 때는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선택됐다.

 

왜냐고?

 

물론 젊으니까, 정직원이니까, 그리고 아마 남자니까.

 

 

 


· 거래처에서 하는 말이,

 

「스케줄 관계상 이 제품은 빨리 넘겨야 되니까 되도록 빨리 재검사했으면 한다. 전부 다 검사할 필요는 없고 오늘은 오늘 필요한 양만 검사하면 그걸로 됐다.」란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일부러 제품을 다시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그쪽 검사원 한 두 명이 이쪽에 와서 작업을 하면 된다.」라고.

 


 

 

· THE 출장이다.

 

틀림없이 잔업 코스.

 

즐거운 칼퇴근이 무너지는 절망의 순간이다.

 


 

 

7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3:59:36.39 ID:yJ0njm1rO

 

나도 식품관련이었는데 참 흔한 일이야.

 

 

 


7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4:16:08.11 ID:T5Ns4W++0

 

오후 4시··············································

 

 

 


· 출장은 나랑

 

나와 함께 담배를 피운 그 아줌마가 가게 되었다.

 

다른 알바 아줌마들은 17시 30분에 퇴근해야 한단다.

 

연수입이 120만엔(맞나?)을 넘으면

 

피부양자의 특전을 누릴 수 없다나 뭐라나.

 

아줌마들은 사장이 「바쁜데 잔업 좀 해주면 안될까?」하고 물어보면

 

「미안해요, 연수입 상한이 넘으면 안 되거든요」

 

이러면서 교묘하게 잔업이나 주말출근을 피했다.

 

그리고 그 만큼의 노동이

 

나 같은 정직원이나 더 일하고 싶어 하는 다른 알바들에게 닥친다.

 

스케쥴이 완전 빡세지면 아줌마들도 잔업을 하긴 하는 것 같다.

 


 

 

· 아무튼 나는 「그럼 다녀 오겠습니다···」하고

 

짐을 챙겨 나섰다.

 

내 등 뒤로 「미안~」 「열심히 해」 「수고!」 등의

 

너무나 따뜻하고 눈물 나는 대사가 툭툭 던져진다.

 

다 쓴 종이컵처럼···.

 

 

 


· 나는 자전거를 타고 거래처 공장에 간다.

 

시내다.

 

내 목표인 국내 대기업 전자회사.

 

파○소닉.

 

 

 


7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4:28:51.39 ID:T5Ns4W++0

 

오후 4시 20분·······························.

 

 

 


·도중에 편의점에 들른다. 크림빵을 산다.

 

들른 김에 도너츠도 산다.

 

스트로베리 크림이 듬뿍 들어간 후렌치후라이.

 

거기에 닭튀김이랑 비타민음료도 산다.

 

편의점 주차장에서 서둘러 배를 채운다.

 

공장 식당은 닫았고 흡연실에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면 안 되니까.

 

 

 


· 이런 출장은 자주 있다.

 

한 달 넘게 출장을 나가서 계속 작업할 때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득을 보니까.

 

이번처럼 불량 처리 때문에 갈 때도 있고

 

다른 회사에서 검사를 의뢰해서 갈 때도 있다.

 

출장은 무엇보다도 직원 한 명한테 매기는 시급이 엄청나게 높다.

 

두 세 명을 적당히 보내고 한 달이나 일하게 하면 꽤 짭짤하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새로운 거래가 생기기도 한다.

 

재미를 붙인 사장은 출장 의뢰를 기꺼이 받는다.

 

보내지는 것은 대개 나처럼 독신인 사람.

 

가정이 없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혹사시킬 수 있으니까···.

 


 

 

· 황혼.

 

주변이 점점 어둑어둑해진다.

 

안타깝고 외로워서, 살아 있는 의미를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편의점 안에서는 어떤 회사원이 다른 동료랑 즐겁게 웃는다.

 

나는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자전거를 탄다.

 

 

 


7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4:41:16.28 ID:T5Ns4W++0

 

· 오후 4시 반·············································

 

 

 


·시 변두리에 많은 공장이 늘어서있다.

 

공업지대 입구 근처에 ○나소닉 공장이 있다.

 

어쨌든 크다.

 

이것에 비하면 우리 공장은 헛간으로도 안 보일 레벨.

 

 

 

 

경비실에서 이름을 적고 자전거를 둔 다음

 

공장뒤편에 트럭이 들락날락하는 곳으로 돌아 들어간다.

 

주차장에서 담배 아줌마랑 만난다.

 

이 아줌마도 젊고 독신이라 상당히 혹사당하고 있다.

 

 

 


부지가 넓어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되게 지친다.

 

그렇지만 내가 지금 파나○닉 안에서 걷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자랑스럽다.

 

여기 출장은 좋다.

 

뭐랄까, 나도 대기업 사람들이랑 같이 일한다···

 

그런 은근한 자부심이 있으니까···.

 

나는 어쩔 수 없는 속물이다.

 

 

 


간신히 도착.

 

트럭들이 톤 단위로 짐을 싣고 들락날락하고

 

포크리프트가 활약하며

 

전표를 손에 쥔 사람들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구석에 출입구가 있어서 거기로 들어간다.

 

 

 


·드넓은 공간에 무수한 상자, 큰 상자, 작은 상자, 여러 색 상자···.

 

상자 하나하나에 전국 곳곳에서 만든

 

자잘한 부품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대체 얼마나 많은 인원이 관련되어있는지 생각하면,

 

조금 감동적이다.

 

 

 

 

7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4:53:32.72 ID:T5Ns4W++0

 

· 오후 5시·············································

 

 

 


·품질관리부는 가깝다.

 

이제 낯이 어느 정도 익은 담당자가 우릴 맞이한다.

 

그리고 바로 장소를 옮긴다.

 

언제나 이 품질관리부에서 검사를 하는데···.

 

(검사를 할 공간은 충분하다)

 

 

 


· 문을 열고 나와 통로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신히 도착한 곳은 작업 라인의 정중앙.

 

벨트 컨베이어는 크고 길다.

 

끝에서 끝이 안 보일 정도.... 는 과언이지만,

 

우리 회사 벨트 컨베이어가 그냥 미역줄거리처럼 보인다.

 

대기업은 이렇구나, 나는 또 감동한다.

 


 

 

·그리고 작업 개시.

 

핸드폰 키패드는 이제 그냥 키패드가 아니라

 

정밀 부품을 조립한 로봇같은 키패드로 변신했다.

 

아무래도 조립 공정 중에 불량이 발생한 것 같다.

 

불량품을 장갑을 끼고 하나하나 골라내어

 

라이트로 비추어가며 검사한다.

 

가끔은 식은땀이 흐를 것 같은 미묘한 불량도 있었지만

 

(OK냐 NG냐의 경계선 바로 위에 있어 불량품 판단이 꽤 어렵다)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7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5:00:01.62 ID:N7yPcZ7O0

 

라인작업은 죽어도 하고 싶지 않은 일 중 1위

 


 

 

8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5:03:42.90 ID:T5Ns4W++0

 

오후 7시··································

 

 

 


· 이 넓은 공간은 지금 매우 어슴푸레하다.

 

불은 거의 다 꺼졌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대부분의 직원이 퇴근했다.

 

나랑 담배 아줌마는 몰래 작은 소리로 수다를 떨면서 작업한다.

 

 

 


·이런 업무 중 잡담은 왜 이렇게 즐거울까?

 

화제는 오로지 회사의 누가 이러저러하다는

 

누구든 같이 이야기할 수 있고 누구든 분위기가 좋아지는

 

위험하면서도 편한 푸념과 같은 뒷담화.

 

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그 만큼 즐겁다.

 

결국 나도 서로 험담을 해대는 알바 아줌마들과 다를 게 없다.

 

 

 


· 하지만 담배 아줌마도 오후 7시에 퇴근했다.

 

볼일이 있나보다. 사장도 7시까지만 하라고 한 것 같다.

 

이게 제일 급한 일 아니었나? 싶었지만

 

혼자서 묵묵히 작업을 계속한다.

 

가끔씩 담당자가 와서 진행상황을 묻고

 

검사가 끝난 제품을 가지고 간다.

 

아무래도 다른 파트에서 야근 작업 라인이 절찬 가동 중이고

 

거기에 리얼타임으로 전달되는 것 같다.

 

문득 불안해서 물었다.

 

「저, 여기는 저 혼자 밖에 없는데요···」

 

담당자는 「아, 괜찮아 괜찮아.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양이야」

 

이러고 돌아갔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왠지 불안하다.

 

 

 


8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5:15:02.62 ID:T5Ns4W++0

 

오후 8시 30분·················································

 

 

 


· 혼자 하는 작업은 겁나지만 마음은 편하다.

 

그래서 출장이 좋다.

 

잔업 지옥에 빠져

 

내가 아파트랑 회사만 왕복하는 기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는 해도

 

(우리 집이 단순히 잠만 자는 장소가 되는 것은 좀 너무하다),

 

회사의 답답함과 인간관계에서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마음 편한 일이다.

 

특히나 이렇게 한밤중에 혼자 조용히 일을 하고 있으면

 

고독한 샐러리맨 분위기를 뽐낼 수 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바보 같지만 즐겁다.

 

 

 


· 나는 오전 작업이 제일 힘들다.

 

머리는 잠에 취해 있고 피곤하고 우울하다.

 

점심 식사 후에는 졸려서 힘들고,

 

오후 4시 쯤도

 

「빨리 퇴근하고 싶다, 아직 안 끝났나」하면서

 

시계를 반짝이는 눈으로 열렬하게,

 

여자를 보는 것처럼 계속 쳐다본다.

 

 

 

 

잔업이 정해지면 바로 수렁에 빠진다.

 

퇴근하고 뭐할까, 하면서 생각해 둔 계획은 모두 백지가 된다.

 

그 백지에 온갖 저주의 말을 적어 내리다가

 

오후 6시가 되면 「아무튼 이것도 인생이야」하면서 단념한다.

 

오후 7시가 되면 기분이 업된다.

 

잔업 할 자신이 생긴달까.

 

오후 9시가 넘으면 이제 막 마음이 들뜬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몇 시간이라도 일해 주마~ 하는 느낌. 철야? 오케이!

 

 

 


·지금의 나는 그렇다.

 


 

 

8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5:21:02.86 ID:N9jTRAOU0

 

힘내라

 

좀 더

 

힘내라

 

 

 


8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5:28:22.69 ID:T5Ns4W++0

 

오후 9시

 

 

 


·낮에 읽은 책 내용을 다시 생각하거나

 

예전에 플레이 한 게임에서 좋아하는 씬을 머리 속으로 리플레이한다.

 

담당자가 오더니 놀라서 말했다.

 

「안 쉬냐?」

 

「네.」

 

「좋아 좋아. 천천히 20분 정도 쉬고 와」

 

 

 

 

먼저 쉬라고 하면 좀 좋습니까?

 

아니

 

허락 없이 마음대로 쉴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게 예의 아닙니까?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그냥 지시대로 했다.

 

말하고 싶은 것을 모두 삼키는 방법을 몸에 익혀야만

 

한 사람 몫을 하는 사회인이 된다. 아마도.

 

이따금 얼굴에 티가 나서 상대가 찡그리게 해 버리지만···.

 

뭐랄까 언제나 그렇지만···,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속담은 진짜였다.

 

 

 


· 휴게실도 어슴푸레했다.

 

분위기가 더 어두웠다.

 

다른 라인 사람들 여럿이 커피나 담배를 손에 들고

 

의자에 앉아 가만히 쉬고 있다.

 

이런 것은 어디든 같다. 특징적인 것은 눈이다.

 

다들··· 뭐라고 할까···

 

천정에 달린 전등만큼도 빛나지 않는달까···.

 

이따금 누군가 소곤소곤 말한다. 하지만 곧 다시 침묵한다.

 

담배연기를 내뱉는 소리만 정기적으로 들린다.

 

 

 


나도 자판기 커피를 뽑아 빈자리에 앉는다. 담배에 불을 붙인다.

 

바로 그때 깊은 피로가 와~ 하고 다가온다.

 

뭐랄까 무겁다. 여기는. 내 몸도.

 


 

 

8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5:41:56.88 ID:T5Ns4W++0

 

오후 9시 15분················································

 


 

 

· 누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것을 계기로 다들 재떨이에 담배를 끄거나,

 

혹은 내던진다.

 

캔이나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던지는 그 가벼운 소리,

 

일어설 때 의자가 마루에 스치는 소리가 휴게실에 흘러넘치지만

 

곧바로 사람들처럼 어딘가로 사라지고 만다.

 

불과 2, 3분만의 사건. 그 사이에 입을 여는 일은 없다.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휴게실에서 외톨이가 되었다.

 

커피를 원샷하고 담배를 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전에 누가 그랬다.「노동자는 좀비같다」.

 

닥쳐.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살아있어.

 


 

 

·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왔다. 작업을 재개했다.

 

머리는 요 몇 년 만에 옛 기능을 잃어버린 것 같다.

 

기억력도 이해력도 예전처럼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시간 감각이 애매하다.

 

일주일은 하루처럼 지나 1개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난다.

 

정신 차리고 보면 계절이 바뀐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참고 참다가,

 

주말이 되면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절대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마음에 굳게 맹세코도,

 

주말은 언제나 컴퓨터 앞에서 머리를 움켜쥐는 동안 끝난다.

 

뭔가 해야 돼!

 

하는 맹렬한 초조함이 좀 움직이라고 몸을 재촉해도

 

근데 난 뭘 해야되지? 뭘 할 수 있지?

 

이렇게 자문자답하다보면 태양은 가라앉아있다.

 

한밤중에 그냥 별 거 없는 인터넷이나 게임이나

 

자위로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녘에 잔다.

 

대낮이 되어서야 눈을 뜨고, 지나친 시간낭비에 아연실색.

 

그냥 죽고 싶어진다.

 


 

 

·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작업이 끝났다.

 


 

 

8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5:56:12.89 ID:T5Ns4W++0

 

오후 22시···················································

 


 

 

· 틀에 박힌 일을 반복하는 사이에 1년이 지나고

 

그 1년이 겹겹이 쌓여 어느새 나이를 먹고

 

더이상 아무것도 다시 할 수 없다,

 

젊음을 잃는다는 게 이런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죽고 싶어졌다.

 

 

 


· 그래서 담당자의 말을 위험하게 흘려들었다.

 

담당자 「내일도 잘 부탁해」

 

「네?」

 

담당자 「좀 전에 그쪽 회사에 전화했어. 괜찮지?」

 

「네」

 

담당자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먼저 실례합니다」

 

의외로 빨리 끝났다했더니 그런 거였나···.

 


 

 

· 자전거 주차장에 갔다.

 

날이 맑아서 별이나 달이 참 예뻤다.

 

경비실에서 노트를 받아 내 이름을 찾는다.

 

부지를 나온 시간을 적는다.

 

수위 「수고하셨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나소닉에서 나온다.

 

한밤중에 보면

 

그 큰 건물은 무슨 성처럼 보일 정도로 박력이 있다.

 

 

 


사장에게 전화를 건다.

 

「끝났습니다」

 

「응. 수고했어」

 

「여기서 바로 퇴근해도 좋습니까?」(여기서 바로 퇴근이라는 말 너무 좋아)

 

「아, 잠깐 회사로 돌아와 줄래?」

 

「네?」

 

「좀 해줬으면 하는 작업이 있는데, 괜찮아?」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 별은 지구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 별일까?

 


 

 

「네, 지금 가겠습니다.」

 

「부탁해∼」

 

나는 자전거를 탔다.

 

 

 


9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15:18.11 ID:s2bAJoo60

 

언제까지 일하냐.

 

이래서 회사를 위한 개가 되고 싶지 않아.

 

 

 


8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07:17.85 ID:T5Ns4W++0

 

밤 22시 20분····································

 

 

 


·자전거를 타는 내내, 내가 잘 하는 것은

 

소설이나 만화에서 좋아하는 씬을 다시 생각하거나

 

게임 비평을 하거나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력이 너무 떨어져서

 

어제 읽은 책 내용도 구멍이 뻥뻥 뚫린다.

 

캐릭터의 이름도 금방 까먹고 전개가 뒤섞인다.

 

잘 이해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해마다 내가 바보가 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원래 바보지만···.

 

내 인생의 유일한 낙인 픽션을 즐길 수 없게 되면 어쩌지?

 

요즘은 이런 불안을 느낀다.

 

 

 


· 회사 바로 옆에 사장의 집이 있다.

 

그 창문에서 빛이 새어 나온다.

 

가족도 다 모여 있겠지.

 

나는 그 집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누른다.

 

곧바로 달칵달칵, 문이 열리고 사장이 얼굴을 내민다.

 

 

 

 

내가 할 작업은

 

엑셀에 숫자를 기입하고

 

거래처에 보낼 서류를 작성하는 간단한 일이라 안심한다.

 

컴퓨터는 사장 집 거실에 있는 걸 빌려 빨리 끝낸다.

 

사장의 가족들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사이 좋아 보이고 참 좋네.

 

이번이야말로 마지막이다···.

 

사장 「그럼 수고했어, 잘 자.」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실례했습니다」

 


 

 

89: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14:59.47 ID:T5Ns4W++0

 

밤 22시 40분·························································

 

 

 


· 내일은 바로 파나소○에 출근해도 좋단다. 희소식이다.

 

거기 사원식당은 참 맛있다.

 

튀김종류가 맛있고 식당이 최상층에 있어 경치도 좋다.

 

급식이 좋은 날만 학교 가는 걸 기대하는 초딩같아 슬프지만,

 

내일이 조금은 기다려졌다.

 

 

 


··당연히 깜깜해서 불을 켜고, 공장에 들어간다.

 

작업장에서 아침에 했던 것처럼

 

불쾌한 타임카드를 불쾌한 기계에 쳐넣고

 

불쾌하게 가가가가각 하는 소리가 나는 불쾌한 짬을 기다리다가

 

토스트처럼 불쾌하게 튀어오른 불쾌한 타임카드를

 

불쾌한 타임카드 넣는 곳에 넣고

 

이렇게 나의 오늘 일은 끝났다.

 

 

 


타임카드의 딱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새겨진 숫자일 것이다.

 

22시라든지 23시라든지 하는 숫자가 새겨져 있으면

 

내가 일을 하고 있긴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타임카드 자식한테 놀아나고 있을 뿐이잖아.

 

그래서 역시 타임카드가 다시 미워진다.

 

 

 


· 작업장 문단속을 하고, 불도 제대로 껐나 확인하고,

 

짐을 사물함에서 꺼내고,

 

그리고 나는 회사를 나왔다.

 

 


 

 

91: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23:48.08 ID:T5Ns4W++0

 

밤 22시 50분···

 

 

 


· 해방감. 그 한마디로 족하다.

 

지금부터는 내 시간이다.

 

 

 


· 회사에 있는 동안은 그렇게도 지치고 우울하고 의지도 없는데,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컨디션이 부활하고

 

기분도 업되는 것은 무슨 조화냐.

 

분명 내 몸도 마음에 맺히는 게 무의식적으로 싫은 거겠지.

 

후련한 마음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아침과 다르게 페달이 가볍게 돌아간다.

 

공기를 헤치고 막 돈다.

 

집에 가는 길이 즐거워서 미칠 것 같다.

 

이대로 밤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기분은 길게 계속 되지는 않는다.

 

 

 


· 후회의 시간이 시작된다.

 

문득 오늘의 사건이나 내 행동이 머릿속에서 되살아난다.

 

대부분이 실패한 기억이다.

 

그렇다.

 

나는 무능해서 실수를 많이 한다.

 

그 하나 하나가 머릿속에서 재상영되며 나를 책망한다.

 

 

 


그 때 그 말은 하면 안됐어,

 

그 계산은 틀렸어,

 

불량품을 눈치 못 챘어.

 

뭐 그런 실수들 말이다.

 

싫은 일, 특히 인간관계에서 일어난 실수가 강하게 생각난다.

 

으아아아아아아! 라고 소리치고 만다.

 

 

 


내가 제일 도움 안 되는 사람인 주제에

 

마음 속으로는 잘난 척 하는 거 아니야!

 

그럴수록 더 겸허해야지!

 

 

 


그때 그 대답은 하면 안 되는 거였나···?

 

나 때문에 화나지 않았을까?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떠올라서 나는 기절 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92: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30:46.74 ID:T5Ns4W++0

 

밤 23시····························

 

 

 


· 오늘 세번째 편의점. 항상 신세 지고 있습니다.

 

저녁밥을 산다.

 

가끔은 집에서 해먹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이제 요리따위 하기 싫으니까 크림빵으로 땡친다.

 

그리고 편의점 치킨이란 커피우유도 곁들인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알지만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어차피 장수하기도 싫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시점에서 건강을 신경 쓰는 게 바보고···,

 


· 책방에 들르고 싶었지만 다 닫혀있어서 단념.

 

그 소설이 나왔을 것 같아 신경 쓰인다.

 

책은 직접 책방에 가서 사는 것이 즐겁다.

 

 

 


간신히 귀가.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 해 주는 상대는 없다.

 

깜깜하고 텅 빈 이 순간이 언제나 견딜 수 없을 만큼 무섭다.

 

 

 


93: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36:02.45 ID:T5Ns4W++0

 

밤 23시 30분

 

 

 


· 일단 제일 먼저 컴퓨터를 켠다.

 

먹을 걸 테이블 위에 쏟아 놓고

 

옷을 벗어 던진 다음 샤워한다.

 

엄청 뜨거운 물을 머리부터 맞으면

 

어쩐지 피곤이 가시는 것 같다.

 

머릿속에 찬 것이 우르르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아서···.

 

 

 


· 목욕탕에서 나와

 

속옷 바람으로 컴퓨터 앞에 진을 친다.

 

내 시간이다.

 

뉴스 사이트에서 겁나 고소한 뉴스를 찾지만,

 

어디에도 없다. 실망한다.

 

아무래도 세계는 오늘 평화로웠던 것 같다.


 

*역주,
겁나 고소한 뉴스
원문 : 夕飯を美味しくしてくれそうなニュ-ス
직역하면 저녁밥을 맛있게 해줄 것 같은 뉴스.
남의 불행을 보면 밥맛이 좋아진다는 뜻의 신조어 ‘메시우마’ 와 같은 표현.
겁나 고소한 뉴스로 의역함.

 


 

 

· 식사를 하면서 인터넷 서핑.

 

게임 할 시간도 책 읽을 시간도 없기 때문에

 

오늘 밤은 인터넷만 하기로 한다.

 

생각나는 대로 사이트를 방황.

 

출판사의 출판 예정을 확인한다.

 

 

 


· 가끔 아까 했던 것처럼 과거의 실수나

 

부끄러운 행동을 떠올려 소리를 지른다.

 

강한 마음을 갖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94: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43:11.57 ID:T5Ns4W++0

 

오전 2시·································

 

 

 


· 자위도 끝냈으니까

 

슬슬 잘까말까 고민한다.

 

 

 


· 잠들면 내일이 온다.

 

아니 벌써 내일이지만.

 

아침이 온다. 눈 깜짝할 순간에.

 

인정사정이 없는 간난신고(艱難辛苦)의 하루가 시작된다.

 

시작되고 만다.

 

그래서 자고 싶지 않다.

 

이 밤이 쭉 계속 되면 좋겠다.

 

밤이 계속 되면 내일도 아침은 오지 않는다.

 

일할 시간이 오지 않는다.

 

하루 중 자유로운 이 몇 안 되는 시간이

 

가까운 시일 내에 영원히 계속되면 좋을텐데···.

 

 

 


· 그러나 잠을 안 자면 위험하다.

 

늦잠을 잘지도 모르고, 또 그러면 지각한다.

 

지각은 사회인에게 있어서

 

최악의 실수 중 하나라고 나는 믿는다.

 

그것은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미묘한 내 평가가 한층 더 나빠진다.

 

결국 회사에서 내 기분이 더 나빠진다.

 

 

 


나는 쓰레기다.

 

그러니까 빨리 잠을 자야한다.

 

자야 돼, 아침에 대비해서.

 

벌써 2시다. 일어날 수 있을까?

 

최근에는 잠이 얕게 들어 곧바로 눈을 뜨곤 하지만

 

어렵지 않을까?

 

 

 


· 나는 고민한다.

 

시간은 언제고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95: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53:56.09 ID:T5Ns4W++0

 

새벽 2시 15분………………………………······························································

 

 

 


· 결정이 늦는 것이 내 최대의 결점일지도 모른다.

 

장황한 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닌 단순한 말을 늘리고, 돌리고,

 

고민하고, 혹은 고민하는 척 하면서 시간을 벌어

 

현실에서 도피하고, 그리고 그제야 결정한다.

 

찬스 그 자체를 놓쳐 버려

 

나중에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다.

 

결국은 그냥 그저그런 나만 남는다.

 

 

 


· 이불을 깔았다.

 

잘지 말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잘 수 밖에 없으니까.

 

아침이 되면 나는 회사에 갈 것이다.

 

갈 수 밖에 없으니까.

 

그것 말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불을 끄면 암흑.

 

차가 달리는 소리가 가끔씩 들린다. 눈을 감는다.

 

그리고 망상을 시작한다.

 

자기 전 이 망상 시간만은 즐겁다.

 

 

 


· 망상하는 것은 대부분

 

「만약에 그 때 그랬다면···」이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등

 

진짜 별거 없는 상상, 애같은 상상 뿐이다.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 가고 싶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다.

 

내가 죽는 모습을 망상한다.

 

자살에 성공한 나를.

 

공포도 고통도 넘어서서 진짜 해방을 이룬 나를.

 

친구나 가족이 있는 나를 망상한다.

 

나는 스스로 있을 곳을 만들고, 찾아내고,

 

나에게 소중한 내 사람들을 위해서 일한다.

 


 

 

· 그러다가 점점 수마가 온다.

 

자는 동안만은 행복하다. 악몽을 꿔도 좋다.

 

눈을 뜬 후의 현실보다 더한 악몽은 없다.

 

그리고 잠들기 직전, 이런 생각을 한다.

 

「이제 두 번 다시 눈을 뜨지 않게 해주세요···」

 

 

 


· 나의 하루는 끝난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면 하루가 시작된다.

 

 

 


 

 

96: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55:30.28 ID:T5Ns4W++0

 

하룻밤에 걸쳐 썼네.

 

끝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업장이나 사람들을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럼 이만.

 


 

 

97: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6:56:45.20 ID:kSykjKUK0

 

ㅅㄱ

 

 

 


98: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7:00:43.22 ID:VLHq4wwy0

 

ㅅㄱ

 

 

 


100: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12/05/26(土) 07:49:50.84 ID:T5Ns4W++0

 

추신 : 주말 출근 결정

 

다들 파이팅입니다.

 

다녀 오겠습니다.

 

 

 

 

번역 : 행복한 마조히스트(ssweetpj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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