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나 큰일 날 뻔했어
대학교 2학년 때 이야기.
어느날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책을 읽고 있었어.
평소에는 도서관 따위 안 가지만
그날은 오후부터 갑자기 비가 와서 우산이 없었거든.
그래서 뭐, 급한대로 도서관에 들어 앉아
비가 그칠 때까지 시간이나 때우고 있었어.
그러다가 누가 내 어깨를 톡톡 치길래
고개를 들어보니 도서관 관리인인 거야.
「문 닫을 시간입니다. 그 책은 빌려 가실 건가요?」
손목시계를 보니 원래 6시에 끝나는데
벌써 30분이나 지나 있었더라고.
나 때문에 퇴근이 늦어진 게 미안해서 얼른
읽던 책을 빌려 도서관에서 나왔지.
여전히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어.
그래서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자판기에서 주스를 뽑아 마셨어.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을 읽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
그 책을 끝까지 읽고보니 7시더라.
비는 계속 내렸지만 슬슬 안 일어나면
밤에 하는 알바에 늦을지도 몰랐어.
비가 막 퍼붓는 걸 보면서 한숨만 쉬던 그때,
언제 왔는지 내 옆에 선 어떤 여자가 우산을 펴더니
「우산 같이 쓰실래요?」하는 거야.
근데 거기에는 나랑 그 여자밖에 없었어.
게다가 난 처음 본 여자였고.
나는 순간 무서워졌어.
그리고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지.
『이 여자, 귀신 보는 거 아냐?』
소름이 돋아 그대로 빗속을 뚫고 달렸어.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원인모를 고열로 알바를 쉬었어.
진짜로 귀신이나 저주같은 게 있나 봐.
너희들도 비오는 날은 조심해라.
번역 : 행복한 마조히스트(sweetpj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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