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부터 갑자기 집에 인터넷이 안 되서
회사에서 올립니다.
걸리면 큰일나요.
((((;゚Д゚)))) 덜덜덜
폭로하자면, 5편이 완결입니다.
82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13:24.06 ID:WuCu4FE0
두 달 째 월급을 받았으니까 이번에야말로 생선회를 사려고 했다.
하지만 매일 점심 마다 초밥이 제공되고
일하는 틈틈이 초밥에 올릴 재료를 당당하게 주워 먹었으니까
일부러 사 먹을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다른데 쓸 데도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놀러 나가는데 썼을 텐데
휴일이나 퇴근길에 놀러 가면 다음날 늦잠을 자니까 놀러 갈 생각이 없어졌다.
짱구는 못말려 DVD라면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릴 수 있다.
만화책이나 게임은 사지만
11만엔을 고스란히 다 사용할 정도로 갖고 싶은 만화책이나 게임은 없었다.
돈을 쓸 데가 없다니, 약간 당황했다.
83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20:15.37 ID:WuCu4FE0
하지만 수중에 돈이 있으면 쓰고 싶어진다.
특별히 필요도 없는 옷을 사고 싶었다.
그때 여동생이 숲속의 여름학교인지 자연 교실인지 뭔지가 있다고
거기에 가져갈 큰 스포츠가방을 엄마랑 주말에 사러 갈 거라고 했다.
나는 일을 해야 했지만 확실히 오전이나 오후 둘 중 반나절은 쉴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쇼핑에 따라 갔다.
백화점에서 엄마가 「쓰레기녀도 뭐 사줄게」라고 하길래
가능한 한 비싼 원피스를 찾아 다녔다.
딱히 비싼 브랜드의 원피스를 입고 갈 곳은 없었지만
사준다면 어쨌든 비싼 것이 좋지! 라고 생각했으니까
백화점 안을 빙빙 돌아다니며 가격표를 마구 확인했다.
83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18:21:25.41 ID:f7MwycAO
최악이구나wwwwww
첫 스레부터 여기까지 왔는데도 여전히 쓰레기녀는 때리고 싶은 캐릭터다ww
84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26:38.67 ID:WuCu4FE0
조금 전에도 썼지만, 가지고 있던 돈을 어디에라도 쓰고 싶었던 나는
장난감 판매장에서
꼭 필요하지도 않은 봉제인형이나
짱구는 못 말려 열쇠고리, 필통 등
눈에 띄는 건 모두 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돈에 대한 감각이 다른 사람과 조금 달랐던 것 같다.
무식하게 큰 피카츄 봉제인형을 보고 있는데 여동생이 나를 부르러 왔다.
아무래도 스포츠가방을 고르다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많아서
어떤 걸로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
여동생이 고른 스포츠가방은 뭐랄까 싸구려 같은 천에다가
디자인도 남자애가 갖고 다닐 것 같은 가방이었다.
이런 것 보다 더 귀여운 디자인이 많이 있는데 왜 이런 걸 골랐냐고 묻자
「그래도 평소에 쓸 것도 아닌데 너무 비싼거 사면 엄마한테 미안하다」라고 했다.
846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18:28:53.40 ID:YjyXB2DO
여동생은 변함없이 기특하다;;
여동생은 좋은 아이구나, 쓰레기녀랑은 정반대다
84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32:32.27 ID:WuCu4FE0
엄마에게 3만엔 정도 하는 원피스를 사달라고 하려했던 나에 비해
여동생은 3000엔짜리 스포츠가방을 진지하게 골랐다.
어쩌면 이렇게 겸손할까?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훌륭하지 않아도 좋고 겸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게 좋다고 해도 모두 유감인 디자인 뿐.
(싸니까 당연하지만) 이 중에서 골라달라고 하면 곤란하다.
여동생에게 「그럼 가격은 신경 쓰지 말고, 제일 맘에 드는 디자인은 어떤 거야?」
라고 묻자 머뭇거리면서 모어린이용 브랜드 가방을 가리켰다.
그때는, 아니 지금도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유행하던 어린이용 브랜드.
‘베티즈’가 어쩌구 ‘메조’가 저쩌구 하는 그런 거.
여동생이 가리킨 가방은 분홍색 리본이 달린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귀여운 중학생을 위한 여행가방」이었다.
85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38:08.51 ID:WuCu4FE0
가격은 1만엔이었나, 더 쌌을지도 모르지만 기억나지 않아.
「이걸로 해 귀엽잖아」라고 하자
여동생이「이런 비싼 가방 사면 엄마한테 미안하다」라고 했다.
「엄마는 돈 버니까 괜찮아. 내가 엄마한테 말해 줄게」
「안 돼, 엄마 돈 모으고 있으니까」
여동생은 절대 안 된다며 조금 울먹거렸다.
「이거 갖고 싶다고 하면 엄마가 사 줄 테니까, 절대로 말하지 마」라고 했다.
여동생에게 가방을 들게 해보니 정말 어울렸다.
다른 사람이 들면 이 가방이 제 구실을 못 할 것 같았다.
충동적으로 여동생을 뿌리치고 가방을 계산대에 가져갔다. 정말로 충동적이었다.
여동생이「괜찮아 언니, 필요 없어」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재빨리 돈을 내고 크게 포장된 가방을 여동생에게 줬다.
별로 내가 사 주려던 게 아니었다. 제대로 영수증을 받았으니까
나중에 엄마한테 돈을 돌려받으려고 했으니까.
860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44:27.79 ID:WuCu4FE0
어디까지나 엄마 대신 돈을 치른 것 뿐 이었고
엄마에게 바로 영수증을 주려고 예쁘게 접어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여기 있었구나」하며 우릴 찾은 엄마에게 여동생이 달려들었다.
「엄마! 봐봐! 언니가 사 줬어! 무지 귀여운 가방이야!」하며 떠들어댔다.
「아니, 그게 아니라」하며 설명 하려는데
엄마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며 나를 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쓰레기녀! 너…」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엄마는 눈에 눈물이 맺힌 채로「언니한테 고맙다고 했어?」라고 물었고
여동생은 나를 꼭 껴안으며 「언니가 제일 좋아! 고마워!」라고 했다.
점원이「사이가 좋네요, 좋은 언니군요」라고 했고
나는 이미 뒤로 물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울고 싶어졌다.
866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18:48:04.54 ID:zR5.qz2o
물릴 수 없다w 이건 절대로 물릴 수 없다w
86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48:26.38 ID:WuCu4FE0
엄마는 분명히 엄청나게 감동했던 것 같다.
백화점 최상층에 있는 식당가에 제일, 제일 안쪽에 있던 비싼 초밥가게에
나와 여동생을 데려갔다.
「쓰레기녀는 오늘 제일 훌륭했으니까, 제일 많이 먹어요」라고 엄마가 말했다.
이제는 차라리 초밥은 필요 없으니까 내 돈을 돌려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동생은 자리에 앉고 나서도 계속해서 가방이 든 봉투를 소중한 듯 껴안고
초밥이 나오는 걸 기다리는 동안 봉투 틈새로 내용을 들여다보며 기뻐했다.
여동생은 이날 열 번도 더 넘게 「언니 고마워」라고 말 한 것 같다.
87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8:53:21.35 ID:WuCu4FE0
여동생이 고맙다고 하니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기뼜다.
11만엔이 10만엔으로 줄어들었지만, 참 이상하게도, 괜찮았다.
전에 엄마가 했던 말을 생각해냈다.
“누군가를 위해 쓴 돈이 아깝지 않다면 그건 사랑이다”
나는 여동생을 사랑하는 것 같다.
그날 밤 엄마와 여동생이 새로 산 가방 사진을 찍어댔다.
엄마가「또 사보에 실어야지!」라고 하길래
「소중한 여동생을 위한 일인걸. 이 정도는 당연한 거야.
당연한 일을 사보에 싣지 말라구(훗)」라고 했다.
엄마는 무지 감동한 것 같았다.
872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18:53:57.52 ID:MpxoUBso
훗 이라니ww
잘난 척 하지마ww
>>871
열받아wwwwwwww
87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9:01:21.96 ID:WuCu4FE0
그리고 다시 한 달이 지나, 세 달 째 월급을 받았다.
또 어떻게든 세금이 떼였다. 사기다.
세 달 째 월급을 받았을 때 수중에는 지난 달에 받았던 월급에서 3만엔이 남아 있었다.
나는 어쩐지, 월급은 그 달에 다 사용해야 돼! 라는 생각에
오늘 중에 3만엔을 다 써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저번에 엄마가 데려 가 준 그 초밥집에 가려고 했다.
하지만 역에서도 상당히 멀었고 어떻게 가야 되는 지 잘 기억이 안 나서
엄마한테 차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엄마한테「월급 나왔는데 초밥 먹으러가고 싶으니까 엄마 차로 데려다 줘」라고 하자
흔쾌히 승낙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여동생도 같이 타고 셋이서 나가게 되었다.
가게에 도착해서 「2시간 정도 있다가 또 마중 나와」라고 했다.
엄마는「뭐라는 거야?」라며 함께 차에서 내렸다.
아무래도 밥을 같이 먹을 생각 같았다.
그래도 계산은 더치페이다, 라고 다짐했다.
엄마는, 「너한테 얻어먹기도 하고, 좋은데?」하며 웃었다.
「한턱 낼 생각을 하다니 쓰레기녀도 이제 다 컸구나」하며 기뻐했다.
어쩐지 오해 받았다.
88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19:04:36.67 ID:kmogSzY0
한턱 쏴wwwwwwwwww
88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9:05:28.04 ID:WuCu4FE0
나는 3만엔 어치 초밥을 혼자 먹어 치우고 싶었을 뿐인데
엄마는「쓰레기녀가 가족들에게 한 턱 내려고 한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
「사실 나는 내가 먹고 싶어서 돈을 쓰려는 것뿐이야」
「그래그래, 알았다구ww」
「3만엔을 오늘 중에 다 쓰고 싶은 것 뿐이라구」
「그래그래wwww 쓰레기녀는 부끄럼쟁이구나wwww」
엄마랑은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서
요리사에게 「이 사람들(엄마, 여동생)과는 따로 낼 겁니다」라고 전했다.
엄마가 재빨리
「우리 애가 이제 자기 스스로 돈을 벌게 됐어요」라고 요리사에게 말했다.
요리사도「아가씨 훌륭하구나」라고 했다.
모두들 오해하고 있고, 뭐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알고 그런 거 같은데?ww
892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9:11:52.51 ID:WuCu4FE0
아마 엄마가 계산해 줄 테니까, 3만엔 쓸 수 없겠다.
역시 무리해서라도 혼자서 올 껄 하고 조금 후회했지만
오랜만에 셋이 모여서 같이 먹는 밥이 맛있어서 좋았다.
식사를 마치자 요리사가 왠지 나에게 계산서를 내밀었다.
「계산은 따로따로」라고 말해 뒀는데 왜 이래, 하고 생각하며
계산서를 엄마한테 주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잠깐 화장실에 가고 없었기 때문에 우선 내가 돈을 냈다.
얼마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3만엔 정도 남았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세 사람 분이니까.
화장실에서 돌아 온 엄마가 계산 후 거스름돈을 받고 있는 나를 보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요리사는 「여기 있는 효녀 아가씨가 엄마를 위해 서비스 해뒀어요」라고 했다.
또다시 물릴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완전 제갈공명이다wwwwwwww
*역주.
본문은 テラ孔明(테라공명)
여기서 테라의 어원은 테라바이트입니다. 굉장한, 정도의 의미로 쓰입니다.
제갈공명이 친 함정에 빠졌군wwwwwwww
900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9:16:16.53 ID:WuCu4FE0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중에 여동생은 우울해서 축 쳐져있는 나를 계속 신경 썼다.
「식중독이야?」「어디 아파?」하며 걱정했다.
집에 가자 엄마가 나를 거실로 불러 앉혔다.
엄마가 가게에서 받은 영수증을 달라고 하길래 줬다.
엄마는 나에게 영수증에 적힌 액수보다 조금 많은 돈을 줬다.
「가족에게 한 턱 내려고 했던 그 착한 마음만으로 충분하니까」
「엄마가 정년퇴임 하면 그 때 사주면 돼ww」라고 했다.
고맙게 받으려고 했지만 어쩐지 이걸 받으면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그럼 반만 받을게」하고, 반만 받고 반은 엄마에게 돌려줬다.
반은 받은 거냐ww
904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19:17:38.73 ID:MpxoUBso
마음이… 불편…? 쓰레기녀가…? 에···?이해가 잘 안 되는데···
마음이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큰 성장이다.
90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9:22:06.76 ID:WuCu4FE0
여동생 가방사건이 터지고 바로 일어난 일이라
이제 가족과 나가는 건 당분간 삼가려고 했지만
역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알바를 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트레이너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알바하는 아줌마들이 나를 볼 때마다
「너 월급 받아서 엄마한테 고급 초밥 대접했다며! 훌륭하네∼」라고 칭찬했다.
아사미씨와 같이 일하는 날 「너 멋있더라. 트레이너한테 다 들었어」라며
그 날 식사를 아사미씨가 만들어줬다.
아사미씨가 직접 식사를 만들어 주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칭찬을 받아서 기뻤던 나는
사이가 좋아진 토 녀석 부모와 토 녀석한테도 좀 자랑을 했다.
토 녀석 엄마는
「들었어? 토 녀석아, 쓰레기녀 언니는 훌륭한 효녀구나∼」라며
「토 녀석도 쓰레기녀처럼 훌륭한 딸이 되어라」라고 했다.
913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19:24:03.63 ID:KjXL9.2o
너무 자랑해서 망했어wwwwww
91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19:27:33.76 ID:WuCu4FE0
뚱땡이도 「쓰레기녀 훌륭하네, 트레이너나 아사미씨도 칭찬했어」라고 했다.
「진짜? 아사미씨는 뭐라고 하셨어요?」
「그 아이 처음에는 어디의 불량 아가씨겠지 했는데, 알고 보니 근성도 있고 효녀라고」
「아사미씨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응」
「네에에?wwwwww 진짜?wwww 미안합니다,
마지막 말 잘 못 들어서 그런데 다시 한 번 말해 주세요wwww
네? 아사미씨가 뭐라고 말했다구요? 네? 네?」
「아, 그러니까(생략」
결국 뚱땡이에게 같은 말 4번 하게 했다.
효도하면 아사미씨가 칭찬해 주는 것 같다.
그러나 이걸 쓰면서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나는「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이렇게 하자!」「칭찬받을 수 있으니까 이렇게 하자!」
하는 직관만으로 살아 온 인간이라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조금 똥.
잡담 같은 거 나누고 계셔도 상관없습니다.
가족적인 이야기라면 이 스레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도 아니니까…
똥 타임 왔다━━━━━━(゚∀゚)━━━━━━━!!!!!
94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12:18.76 ID:WuCu4FE0
>>919의 계속
효도를 하자고 해도
일하는 것만으로 효도하는 거니까 상관없지? 하고 진심으로 생각한 나.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몰라서 오빠한테 상담했다.
오빠는 이제 전문대 입학 수속을 끝내고 9월 중순에 입학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1년 동안 컴퓨터를 배운다고. 전혀 흥미가 없었으니까
오빠의 학교 이야기는 거의 듣지 않고 「효도방법」만 물었다.
94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0:13:45.52 ID:oC2FM2.0
효도방법・・・ 그건 나도 알고 싶다
94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18:05.20 ID:WuCu4FE0
「왜 갑자기 효도 하고 싶어졌어?」라고 하길래
초밥집 사건으로 주위에서 칭찬받았던 일을 이야기하자
오빠는 「너 정말 정신연령이 유치원생 같다ww」하며 웃었다.
오빠는 우선은 나 자신을 진정시키라고 했다.
효도를 하려면 우선 자기 자신이 제대로 기반을 다져야 한댔다.
「우선 저금해 봐라」라고 하길래 「그건 싫다」라고 했다.
수중에 돈을 남기면 거품처럼 사라져 버릴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세뱃돈을 저금했지만 그것도 옛날이야기.
금전 감각이 조금 이상한 나는
손에 있는 돈을 빨리 써 버리지 않으면 불안하고 또 불안해서 어쩔 수 없었으니까
저금을 하느니 차라리 여동생에게 용돈 하라고 전부 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아마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지금은 그때의 나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947
아빠 사건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인가?
어쩐지 안타깝다
95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0:24:24.44 ID:QrCxV4ko
>>947
어딘지 모르게 이해가 된다.
이해하지 못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952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0:26:45.56 ID:EB/B3..P
>>947
기린의 타무라도 같은 말했다
* 역주.
타무라 히로시 : 중학교 2학년, 아버지의 가족 '해산' 선언으로 노숙자 신세가 됨. 친구 집, 공원 등을 전전하고 풀과 골판지를 뜯어먹으면서도 고등학교 졸업. ‘요시모토흥업’이라는 유명한 소속사에 들어가 ‘기린’이라는 개그콤비로 데뷔. 이른바 ‘빈곤개그’로 인기몰이. 2007년에 자서전 ‘홈리스 중학생’ 출간, 200만부 이상 판매.
95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27:31.31 ID:WuCu4FE0
오빠는 우선 올바른 금전 감각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너 뭐 하고 싶은 일은 없는 거야?」라고 물었다.
확 떠오른 건 성게를 사발 가득 먹는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대답했더니
「그런 거 말고 더 큰 일 말이야ww」라고 했다.
나한테는 성게를 사발 가득 먹는 일은 큰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반론했더니
「그럼 성게를 많이 먹는 걸 목표로 성게 저금해라」라고 했다.
성게를 대량으로 먹으려면 아마 1만엔 정도 필요할 것이다.
매월 1000엔씩 저금하면 10개월 후에 성게를 먹을 수 있다.
그렇게 안 해도 월급 받자마자 1만엔 써서 먹을 수 있잖아ww하고 오빠를 바보취급 했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성게를 먹는 일”이 아니라
“성게를 먹기 위해 돈을 모은 일”이라고 했다.
「이번 달에 바로 먹어버리면 다음 달에는 어쩔건데? 또 다른 목표를 찾을 거야?」
「물론 매월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지만 먹을 수 있다고 확 먹어버리는 것 보다
꾸준히 돈을 모아서 결국 먹게 되는 게 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지?」
「너 오징어, 낙지만 죽어라고 계속 연습해서 결국 제대로 쥐었을 때 기뻤다고 했잖아」
「그때처럼 계속 꾸준히 노력해서 목표를 달성하면
처음으로 “1만엔과 성게의 가치” 를 깨닫게 될테니까」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보라며 전화를 끊었다.
958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0:32:24.63 ID:nT4NN2Uo
오빠 멋져어···
95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33:30.16 ID:WuCu4FE0
엄마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성게 저금에 찬성했다.
매월 1000엔 정도라면 수중에 남아도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과연 1만엔이나 2만엔이 남으면 무섭겠지만 1000엔 이라면, 하고.
엄마가「할 거면 철저하게 해」라며
성게 저금이 다 모일 때까지는 직장에서 성게를 먹는 걸 참아 보라고 했다.
확실히 좋은 제안이지만 성게가 없는 생활을 계속 참을 수 있을지 불안했다.
엄마는 진심으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나를 차마 못 봐주겠는지
「그럼 매달 3000엔으로 하고 마지막 달만 4000엔.
그렇게 3개월만 모아 보는 건 어때?」라고 제안했다.
3개월이라면 참을 수 있겠지만 3000엔이나 남기는 건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효도를 할 수 있고 아사미씨가 많이 칭찬해 줄 거야!
라고 생각한 나는, 3개월만 노력해 보려고 했다.
964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39:20.62 ID:WuCu4FE0
하지만 나는 썩어도 마음만은 니트였다.
3개월은 너무 길었다. 3개월도 못 기다리겠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상담했더니「그럼 일주일 저금으로 바꿔라!」라고 했다.
매주 3000엔씩 저금통에 넣는 식으로 모으라고.
그러면 한 달 만에 성게 저금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우선은 1개월로 시작하고 조금씩 간격을 넓혀 가면 돼」라고 했다.
1개월이라면 어떻게든 노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한 달 만에 돈을 다 사용한다, 라는 건 변함없기도 하고.
* 역주.
腐っても鯛(썩어도 도미) 우리나라 속담 ‘썩어도 준치’와 동일한 뜻입니다.
96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45:32.00 ID:WuCu4FE0
저금을 시작했다고 트레이너에게 말한 다음날부터
또 알바하는 아줌마들이 칭찬했다.
아사미씨도 「너 저금한다며? 멋있다」라고 칭찬했다.
칭찬받아서 기뻤지만 아무래도 돈에 대한 내 생각은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는다고 바로 바뀌지 않았다.
일주일에 겨우 3000엔이지만
언제나 썼던 돈을 안 쓰고 참고 있는 것만으로 정말로 괴로웠다.
저금통에 넣은 돈이 없어지는 꿈을 몇 번이나 꾸고
지갑에 도로 넣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그때 마다 엄마가 「하면 할 수 있다!」라고 소리치며 날 꾸짖었다.
이것도 전부 성게를 위해서. 아니, 아사미씨를 위해서다.
아사미씨에게 칭찬받고 싶었다. 좋은 아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했다.
그리고 또 칭찬의 소리에 실리고 싶다.
(단골손님한테도 저금하는 걸 마구 이야기했으니까) 그리고 금일봉을 받을 거야.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저금 한 나. 1개월째는 무사히 성공했다.
>>969
그런 걸로 칭찬엽서 안 보내-wwwwww
974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0:50:58.29 ID:KUdAdQAO
금일봉 ww
97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0:51:01.05 ID:/RWe4WIo
> 그런 순수한 기분으로
어디가 순수하다는 건지w
97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51:27.04 ID:WuCu4FE0
1개월째 저금통에 들어있던 1만엔 분의 1000엔 지폐를 당황하며 셌다.
단 한 장도 없어지지 않았다.
돈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당연한 일로 다리가 풀릴 정도로 안심했다.
엄마에게 1000엔 지폐 열 장을 보여주자
엄마는「엄마한테 칭찬 받기 전에 쓰레기녀가 쓰레기녀 자신을 칭찬해줘」라고 했다.
「훌륭해, 노력했구나 하고 말해 봐」라고 하길래
소리 내서 말했더니 어쩐지 엄청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와 여동생이 막 달라붙어 칭찬해 준 다음에
즉시 아마존에서 성게 통조림 1만엔 어치를 주문했다.
며칠 후 도착한 냉동 성게.
냉동이라 약간 맛이 연했지만
그런데도 한 달 만에 먹은 성게는 견딜 수 없게 맛있었다.
여동생이나 엄마한테 줄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성게를 하루 만에 혼자 전부 먹어 치웠다.
980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0:55:29.87 ID:3BuUVgDO
쓰레기녀ww 치사해ww
1만엔 어치는 얼만큼이야?
>>983
성게를 가득 채운 통조림 2개랑 조금 큰 상자 1개
984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0:59:53.38 ID:WuCu4FE0
단지 아무 목표도 없이 모으는 돈은, 나한테는 없는 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저금하는 게 무서웠다.
하지만 목표 저금(별명 : 초밥 재료 저금)은 명확하게 용도가 정해져 있었으니까
횟수를 거듭할 때 마다 “저금통에서 돈이 없어질지도 몰라” 하는 불안감은 사라졌다.
일주일 저금을 월단위로 할 수 있게 된 건
초밥 재료 저금을 시작하고 1년 후 부터였다
그 정도로 달마다 돈을 남기는데서 느끼는 불안감이 컸다.
그런데 정신 차리고 보니 초밥집의 최종기, 후토마키(일본식김밥)도 말 수 있게 되었고
여동생도 중학교에 입학했고 오빠도 지망했던 시스템 엔지니어로 취직했다.
저금에 열중한 뒤로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진짜 눈 깜짝할 순간에 나는 20세가 코앞이었다.
이래저래 초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지 2년이 넘었다.
29 :쓰레기녀 ◆6ClmPIZy/M:2009/04/19(日) 21:13:12.86 ID:WuCu4FE0
20세가 되면 성인식이라는 것을 한댔다.
하지만 그런 것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던 나는
성인식보다는 축하금을 받는다는 게 더 기다려졌다.
친척은 거의 없었지만 엄마랑 오빠가 준다고 했으니까
받자마자 저금통에 넣으려고 생각했다.
확실히 이때는 20세를 맞이하기 전에
상당히 큰 걸 목표로 저금 하는 도전을 하고 있었으니까 조금이라도 돈을 모으고 싶었다.
뭘 사려고 모았냐구? 참치 머리야.
지금이라면, 20세의 여자가 살 만한 게 아냐wwww 하고 생각했겠지만
그때는 진심으로 갖고 싶었다.
34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2009/04/19(日) 21:14:43.21 ID:krGES1Ao
>>29
쓰레기녀, 참치 머리는 그렇게 비싸지 않아ww
>>34
최하에서 최고까지 격차가 심한 식재거든
최하 1000엔, 최고는 10만엔이 넘는 것도 있다구
참치wwwwww
물고기랑 좀 멀어져라wwwwww
4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18:58.02 ID:WuCu4FE0
어쨌든 큰 참치 머리를 갖고 싶어서
예산 3만엔, 매달 3000엔의 10개월 계획을 세웠다.
일도 즐거웠고, 어쨌든 가게에 오래 다니고 싶었다.
트레이너가 「너 곧 있으면 성인식이니까 성인식용 가방 사 줄게」라고 해 주었다.
그런 거 필요 없으니까 돈으로 달라고 말하자
「너는 변했지만 변하지 않아서 좋다ww」라고 했다.
트레이너는 양아치를 갱생시킨 기분이었던 것 같다.
아니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니까.
47 :쓰레기녀 ◆6ClmPIZy/M:2009/04/19(日) 21:23:55.12 ID:WuCu4FE0
2년간 다니다보니 가게에 굉장히 애착이 갔다.
매상이 나쁘면 트레이너와 함께 우울해했다.
겨우 2년이지만 나한테는 단지 아르바이트만 한 2년이 아니니까.
생각이 깊어져 뭐든 대충 할 수 없었다.
어느날 새로 시작하는 페어 포스터를 알바들이 직접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물론 본사에서 만든 포스터를 사면 끝나지만
경비 삭감인지 뭔지로 다 같이 직접 만들기로 했다.
체인점 중에 메뉴표나 포스터를 직접 만들고 있는 가게는 많다.
50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29:28.52 ID:WuCu4FE0
포스터는 전부 두 장. 1장은 트레이너가 그리고
남은 한 장은 알바하는 누군가가 그리기로 했다.
그러나 아줌마들 중에서는 아무도 하지 않으려 했다.
「집에 손자가 와서 안돼」「아이가 낙서해버릴지도 모르니까」라며 피했다.
아사미씨가 보다 못해 「됐으니까 내가 할 게」라며 포스터용 흰 종이를 채갔다.
기분이 언짢아진 아사미씨에게
트레이너가 몰래 「포스터 그리면 수당이 좀 나올 거니까 기분 풀어」라고 했다.
그래서「돈 주는 거면 제가 할게요」하고, 아사미씨에게 종이를 받았다.
그림 그리는 건 싫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돈을 받으면 참치 머리를 더 빨리 살 수 있으니까.
5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34:23.99 ID:WuCu4FE0
집에 돌아가서 그리다보니 의외로 열중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그림그리기, 만들기, 학급 신문에 글쓰기 등을 정말 좋아했으니까.
자신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하루 만에 다 끝내고 다음날 곧바로 제출하자 트레이너가 놀랐다.
「너 이거 하루 만에 그린거야?」라고 하길래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포스터 만드는데 재능이 있다며 칭찬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날 칭찬했다.
트레이너가 「또 추가 수당 줄 테니까 새로운 메뉴표도 만들어」라고 했다.
돈만 받는다면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이것도 하루 만에 만들었다. 또 칭찬받았다.
물건 만들기에 자신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진짜 변했지만 변하지 않았군wwww
돈과 칭찬이 원동력이냐wwww
6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40:28.45 ID:WuCu4FE0
시간 흐름이 엉망진창이라 미안하지만, 여동생이 중학교에 입학할 때
체육복 가방을 갖고 싶다고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고 했다.
끄적끄적 그린 일러스트를 보여주며
「언니, 나 이런 거 갖고 싶은데 어디 없을까?」라고 물었다.
귀엽게 주머니에 꽃이 붙은 거였는데
이것과 완전히 똑같은 가방은 없을 것 같아서
내가 싼 천을 사서 만들었다.
재봉 같은 거 해본 적 없어서 형지? 시접? 뭐야 그거 맛있어? 상태였던 주제에,
자화자찬할 수 있을 만큼은 만들 수 있었다.
머릿속으로 상상한 걸 그대로 만들어내는 건 자신 있었다.
틀림없이 아무 쓸모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곳에서 쓸모를 발견했다.
엄마가 가끔 가게에 초밥을 사러 왔다.
트레이너에게 인사를 하고 내가 만든 포스터와 메뉴표를 봤다.
초밥을 사서 돌아간 엄마.
집에 돌아가 그 초밥을 함께 먹으면서 엄마가 아버지 이야기를 했다.
6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43:54.17 ID:WuCu4FE0
나는, 아버지와 무지 닮은 것 같다.
아버지도 공부는 잘 못했지만 한때는 화가를 목표로 대학에 갔다고 했다.
어떤 계기로 대학을 그만두고 저런 사기영업직을 했는지 까지는 말 해주지 않았지만
엄마는「네가 아버지 혈통을 이어 받아서 기쁘다」라고 했다.
저런 아버지를 닮았다니, 그건 절대 싫었으니까
내가 더 훌륭해, 저금하고 있잖아 라고 반론했다.
엄마는 「아버지의 좋은 점만 이어받았다는 의미야ww」라고 했다.
드디어 아버지 이야기군
7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47:19.98 ID:WuCu4FE0
아버지 이야기를 하면 내가 무지 싫어하니까
언제부턴가 엄마도 여동생도 아버지 이야기는 하지 않았었는데
왜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꺼냈을까 했는데
여동생도 입학했고 너도 성인이 되었고 오빠도 취직 했으니까
그 기념으로 가족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아버지도 함께.
아버지를 빼면 찍어도 되지만 아버지랑 찍는 건 싫다고 말했다.
엄마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7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53:14.64 ID:WuCu4FE0
어느날 엄마에게 끌려 기모노 가게에 갔다.
성인식용 기모노를 보러 간 것 같다.
난 성인식 안 할 거고, 그런 거 하느니 차라리 일하고 싶고,
성인식 날은 초밥집 엄청 바쁘니까 못 쉰다
하고 떠들어대는 나를 무시하고, 엄마는 기모노가게의 점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는「지금부터 평생 어떤 효도도 필요 없어. 부탁이니까 성인식은 제대로 하자」라고 했다.
엄마가 20세 때 엄마의 엄마(우리 할머니구나)는
성인식은 사치스러운 사람이 하는 거라며 전혀 준비해 주지 않았댔다.
엄마는 혼자 아르바이트를 해서 기모노를 준비했다고.
모두 가족을 동반해 기모노가게에 왔는데
엄마만 혼자라서 굉장히 외로웠다고 했다.
엄마는 20세 때
나중에 딸을 낳으면 최고로 좋은 기모노를 입혀 주자! 하고 결심했던 것 같다.
「엄마의 꿈을 너에게 강요해서 미안하지만, 부탁이야」라고 했다.
엄마의 그런 슬픈 얼굴을 보는 건 싫었으니까 마지못해 OK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7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1:58:46.11 ID:WuCu4FE0
빨강, 분홍, 파랑처럼 흔한 기모노는 싫었다.
그래서「제일 흔치 않은 기모노가 좋습니다」라고 하자 점원은 쓴웃음을 지었다.
검정이나 보라색은 내 무뚝뚝한 얼굴에는 전혀 아니라는 걸 “저쪽”의 사람도 잘 알고 있다.
체구가 작아서 밝은 색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엄마가 제안한 게 흰 기모노였다. 흰 기모노에 꽃무늬.
입어보니 꽤 예뻐서「이게 좋다」라고 하자
엄마가 가방에서 봉투를 꺼냈다.
봉투의 내용은 틀림없이 지폐였을 것이다. 현금으로 일시불.
잠깐 빌리는 게 아니라 구입했다는 것에 놀랐다.
쓰레기녀는 지금도 안경 써?
예전부터 집에서는 안경, 밖에서는 렌즈껴
덧붙여서 지금도 컴퓨터 하면서 안경 쓰고 있어
8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05:32.17 ID:WuCu4FE0
기모노, 띠, 비녀도, 전부 현금 지불.
카운터에 한꺼번에 왕창 내민 현금을 보니 눈이 멀 것 같았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 돈은 예전부터 계속 나의 성인식 기모노를 위해 모았던 돈이었다는 걸 알았다.
「네가 지금 하는 참치 저금이랑 같은 거야」라고 했다.
지금은 다시 여동생 기모노 저금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참치 저금만 하고 있는데 엄마는 다른 저금도 더 하는 것 같았다.
「또 무슨 저금해?」라고 물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많겠지.
엄마 자신을 위해서 하는 저금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나중에 엄마가 되어도, 우리 엄마만큼 아이에게 사랑을 쏟을 자신은 없다.
9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14:14.55 ID:WuCu4FE0
트레이너에게 엄마가 기모노를 사줬다고 하자
트레이너와 알바 아줌마들이
「요즘 기모노 사주는 엄마는 별로 없어」라고 했다.
어차피 평생 입는 횟수는 딱 한 번이니까
그런 데에 몇 십만엔 넘게 돈 쓰는 부모는 거의 없다고.
너는 행운아라고 했다. 진짜 기뻤다.
지금도 그렇고 예전부터 누가 우리 엄마 칭찬을 하면 기뻤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돌아가니 여동생이 울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집이 철거된다고 했다.
전에 살던 집인데 이제 아버지도 거기 살지 않고
권리는 아버지 친척이 가지고 있었으니까 결국 싹 밀고 주차장을 만든다고 했다.
법적 수속을 밟았으니까 야쿠자가 올 일도 없겠지만
건물이 위험하니 어쩌니 하는 걸 그 근처에 사는 사람에게 들었다고.
96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2:16:32.92 ID:x4ZeY4wo
>>95
나쁜 일도 있었지만 추억의 집이니까...
100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26:52.18 ID:WuCu4FE0
윽 또 지워졌어 정말 안 되겠다
제길 F5키 임신시키지 않으면 못 알아듣겠냐 제길
며칠 후에 집을 보러 가니 벌써 집의 형체가 남아있지 않았다.
으악wwwwwwww 위험해wwww 진짜 이건 아냐wwwwwwwwww 하고
반패닉 상태로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후에 엄마랑 여동생이랑 나랑 복덕방에 가는 이야기로 연결된다.
시간흐름이 엉망진창이라 미안해요.
집이 철거되고 나자 그 근처에서 아버지 소문이 돌았다.
물론 원래도 동네에서 유명했지만 이번에는 아줌마 네트워크로 순식간에 퍼졌다.
어떤 아줌마는 일부러 내가 초밥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걸 알아내서
「쓰레기녀, 아버지일은 참 안됐구나∼」라고 말하러 오기도 했다.
계속 숨기고 있었는데, 초밥집에 아버지 일을 들켰다.
104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2:28:39.93 ID:f7MwycAO
아줌마 짜증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10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30:48.80 ID:WuCu4FE0
아줌마들의 편견은 굉장해.
전혀 말을 섞어 본 적도 없는 알바 아줌마들이 갑자기 상냥해지고
무슨 생각인지 「아버지가 얼마 정도 빚졌어?」라며
「힘들었겠다, 그래서 고등학교도 못 간 거야?」하고 물었다.
가게 돈 훔쳐 가는 거 아냐? 라든지,
그 애 전에는 밤일 했던 거 아니야? 여기 들어 왔을 때 머리카락 붉었으니까, 라든지.
나한테 들리지 않도록 소곤소곤 이야기할 생각이었겠지만 다 들렸다.
짜증나, 정말로 짜증나. 너무 짜증나서 똥 싸고 싶어질 정도로 짜증나.
그러니까 잠깐 똥.
12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40:50.52 ID:WuCu4FE0
제일 슬펐던 건 트레이너의 태도가 변했다는 것.
그렇게 날 귀여워줬었는데 갑자기 차가워졌다.
트레이너도 편견에 빠진 거라고 생각했다.
아사미씨만은 태연하게「신경 쓰면 지는 거야」라고 했지만
다른 아줌마라면 몰라도 트레이너가 그러는 건 어쨌든 쇼크였다.
트레이너는 제2의 엄마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엄마에게 버림 받은 기분이었다.
아사미씨가 격려해도, 뚱땡이가 나를 위해 과자를 많이 줘도
전혀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이제 아르바이트에 가는 게 싫어서 다시 지각버릇이 생겼다.
아사미씨와 뚱땡이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12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45:33.42 ID:WuCu4FE0
엄마한테도 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엄마는 사회로 복귀 한 나를 자랑스러워했으니까
여기서 내가 마음 약한 소리를 하면
엄마도 트레이너처럼 나를 포기할까봐.
어느날 아사미씨가
「트레이너는 네가 직접 말 하지 않아서 충격 받은 거야」라고 했다.
왜 그런 일을 말해야 하는 건지 몰랐지만
「트레이너는 너의 일을 자기 아이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으니까
뭐든지 상담해 주길 바란 게 아닐까」라고 했다.
별로 집안일로 고민할 건 없고
왜 일부러 나의 불행을 자랑해야 하는 건 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의 일을 자기 아이 일처럼 생각한다면 지금! 지금이잖아!
지금 내 입장이 무지 불리하니까 지금 도와달라구! 라고 생각했고, 그대로 말했다.
아사미씨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타까운데
트레이너의 기분도 잘 알겠어
13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50:02.74 ID:WuCu4FE0
가고 싶지 않고, 괴롭고, 이제는 다 싫었으니까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려고 했다.
랄까, 그만뒀다.
트레이너한테 「이번 달에 그만둡니다」라고 했더니
「알았다」로 끝.
나는 반대로 한번 맞서보자는 생각은 못했다.
엄마에게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고 말할 수 없었다.
마치 정리해고 된 아버지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는 척하며
시간이 되면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
참치 저금도 있고
그만둔 그 날 트레이너가「나중에 받으러 오기 힘들테니까」하며 월급봉투를 챙겨줬다.
안을 봤더니 그 액수도 꽤 됐다.
그러니까 돈도 있고, 2년 전에도 니트였던 쓰레기녀니까
이정도 돈이면 1년은 니트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134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2:55:03.88 ID:WuCu4FE0
하지만 엄마한테 바로 들켰다.
「너 요즘 초밥 냄새가 안 나는데, 제대로 아르바이트 하는 거야?」라고 해서 자백했다.
모두 아버지 때문이라고 엄마한테 소리 질렀더니
엄마도「그래그래! 말 참 잘~한다!」라며 소리를 질렀다.
큰 소리를 냈더니 눈물이 나서 엄마한테 매달려 엉엉 울었다.
놀란 건 그만둔 걸 후회했다는 거다.
체념 속도만은 자신이 있었고,
뭐든지「아무래도 좋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사람들 눈은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137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2:56:44.42 ID:3BuUVgDO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143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2:58:51.59 ID:2Tl94Qc0
슬퍼
14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03:17.95 ID:WuCu4FE0
아사미씨는 끝까지 내 편이었고
뚱땡이도 가능한 한 나와 같은 날 일하도록 스케쥴을 조정해줬는데
그런 호의를 무시하고, 눈앞의 괴로움에서 도망쳤다는 후회로 머리가 아팠다.
엄마는「그래서 후회 안 해? 너 정말로 후회 안 해?」라고 물었다.
엄마는 내가 후회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엄마는 조금이라도 후회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복귀를 재촉했지만
트레이너의 얼굴을 볼 용기가 없었다.
빈껍질만 남은 나는 다시 니트로 돌아와 방에 틀어박혔다.
일 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한다 = 다친다로 기억했다.
목표가 없는 인간은 정말로 쓸모없다.
매일 똥 싸고 밥 먹고 잘 뿐이다.
어느날 2ch을 보니「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이라고 써 있었다. 그럼 안 먹어!
하고 울컥해서, 일주일간 포카리만 마셨다. 중증의 바보였다.
차라리 2년전이 집안일도 했으니까 더 나았다.
15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10:13.66 ID:WuCu4FE0
기모노가 도착했지만 볼 생각도 없었다.
당연히 아버지도 만나고 싶지 않았으니까 가족사진도 절대 싫다고 계속 말했다.
성인식 전에 나는 20세의 생일을 맞이했다.
전혀 기쁘지 않았지만 선물은 기뻤다.
엄마한테 새 재봉틀,
오빠한테는 잘 기억 안 나는(무슨 정장 같은 거였나)
여동생한테는 120색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받았다.
스케치북은 좋았다. 매일 미친 듯이 그림을 그렸다.
전에 초밥집에서 포스터를 그리며 즐거워했던 게 생각나고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죽일 수 있었다.
그리고 재봉틀도 기뻤다.
전에도 썼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한 걸 그대로 만들어내는 건 자신 있으니까.
“어떤 걸 만드는데?” 라고 한다면
애니메이션 캐릭터 의상을 만드는 게 자신 있었다.
물론 자투리 천으로 만들 뿐이었으니까 특별히 입을 일도 없고
만들고 버리고를 반복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15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15:36.17 ID:WuCu4FE0
어느날 여동생이 옛날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 의상을 만들었더니
여동생이 「언니 이거 인터넷으로 팔면 어떨까?」라고 했다.
돈도 이제 다 떨어졌고 옛날에 했던 바자회 경험을 살려
옥션에 출품해 볼까 생각했다.
재료비 2000엔 정도의 물건이 20000엔으로 팔렸다.
여동생한테 입혀서 찍은 사진이 좋았던 것일까
분명하게 남자로 보이는 구매자가 낙찰했다.
이 기세를 몰아서 하나 더 출품했더니 그건 12000엔에 팔렸다.
시기적으로 겨울에 있을 큰 이벤트 전이라서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굉장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16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19:34.63 ID:WuCu4FE0
엄마에게 그 일을 말하자 「혼자 비즈니스 하는 건 여러가지로 힘들어」라고 했다.
얼마 이상 벌면 세금이 어떻게 되고, 확정신고가 어쩌구저쩌구 같은 말을 했다.
별로 이걸 직업으로 삼으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흘려들었는데
그래도 다시 의욕이 솟았달까, 돈을 쉽게 벌 수 있었으니까.
의상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아마 나는 전생에 옷 만드는 사람이었나보다.
하루에 여유롭게 2벌 정도 만들었고, 외관도 나쁘지 않았다.
단지 아무리 모자이크 한다고 해도 여동생 사진을 올리는 건 무서워서
내가 입은 사진을 올렸다.
여동생 사진을 올렸을 때보다 낙찰 금액이 낮았던 건 왜일까?
168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3:23:21.65 ID:3BuUVgDO
가격이 낮았던 건 시··신경 쓰지 마. 우···우연일 뿐이야
170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24:59.91 ID:WuCu4FE0
한 달 만에 상당한 돈을 벌었다.
엄마가「00엔은 세금으로 신고해서 제출해야 돼」라고 가르쳐줬다.
그래도 한 달 만에 이만큼이나 벌어도 되는 건지 조금 무서워졌다.
어느날 엄마가「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새로운 캔을 만들려고 하는데 아이디어 없어?」라고 물었다.
그런 거 생각하는 게 정말 좋아서 밤새 캔 디자인을 생각했다.
다음날 디자인화를 보여주자 놀랐다.
「너 그림 능숙해졌구나」라고 칭찬 받았다.
하루 종일 계속 그림을 그리렸으니까 실력이 늘 수밖에.
엄마가 디자인화를 가져가며「이게 통과하면 엄마 평가도 높아져」라고 했다.
17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29:32.28 ID:WuCu4FE0
그림 공부를 하고 싶었다.
만화 같은 건 전혀 쓸모없으니까 만화를 그릴 생각은 없었고 우선 그림을 배우고 싶었다.
엄마한테 말했더니 「학교 가게?」라고 했다.
학교는 싫었으니까 독학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독학으로 그리는 건 어렵다. 왜냐하면 제3자의 말을 들을 수 없으니까.
스스로는 능숙하다! 라고 생각해도
사실 다른 사람이 보면 “아니, 여기가…” 하는 게 있으니까
엄마한테 상담하니 「아버지한테 배우는 게 어때?」라고 했다.
절대 싫다고 했지만, 그림을 배운 적이 있는 아버지의 그림에는 흥미가 있었다.
엄마에게 아버지가 그린 그림을 보고 싶다고 하자 엄마가 한 장의 그림을 보여줬다.
엄마 그림이었다. 유화였는데 엄청 잘 그렸다.
17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34:11.96 ID:WuCu4FE0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마음을 빼앗긴 건 두 개뿐이다.
엔가와랑 아버지가 그린 유화.
결혼 전에 그려 준 건지 벌써 상당히 오래 된 거라서 좀 갈라지고 상태가 나빴지만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이었다.
어떻게든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서 모사했다.
마구 따라 그렸지만 역시 전혀 달랐다. 왜 달랐는지 이유는 명백했다.
주문을 받을 때 뚱땡이와 나의 차이와 같다. 마음가짐이 달랐으니까.
아버지는 정말로 엄마를 사랑했던 것 같다.
이 일을 계기로, 아버지를 만나고 싶었다.
아버지를 만나려던 건 좋아하는 화가를 팬으로서 만나고 싶은 기분이었다.
물론 상대는 아버지지만 이 그림을 그렸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묻고 싶었다.
딸로서 생각한 게 아니라 한 명의 인간으로서 생각했다.
184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19(日) 23:38:42.69 ID:3BuUVgDO
아버지 왔다ww
18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39:57.23 ID:WuCu4FE0
엄마가 아버지가 사는 아파트까지 데려다줬다.
수 년 만에 만난 아버지는 앞니가 없었다.
「아버지, 앞니는?」이 오랜만에 만나서 한 첫마디였다.
앞니의 진상은 일주일에 한 번 엄마와 데이트하는 날.
일이 끝나고 집에 들렀다가 엄마를 만날 생각에
들떠서 까불거리며 아파트 계단을 내려가다가 그대로 넘어졌다고.
치과 의사가「어쩔 수 없으니까 뽑읍시다」라며 아버지 앞니를 뽑았댔다.
물론 잠시 가짜 이빨을 넣었지만 그때부터 치료비가 비싸다고 치과에 가지 않았고.
가짜 이빨도 빠져 버려서 이렇게 되었다는 거다.
「아니, 치과에 가라구」
「아니, 아버지는 치과가 싫어」
HAHAHA하고 웃는 아버지는 옛날부터 이런 아버지다. 가볍다고 할까? 그래, 가볍다.
이 아버지 싫지 않아wwww
192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46:08.80 ID:WuCu4FE0
아버지 아파트에서 엄마는 바지런하게 세탁이나 청소를 했다.
그런데 아버지 방은 모순 투성이였다.
우선 텔레비전이 없는데 DVD 플레이어가 있고, 밥솥이 없는데 쌀이 있다. 냄비도 없다구.
그리고 방에 붙은 어떤 아역과 어떤 탤런트 브로마이드.
신문에 실린 사진까지 잘라 붙였다. 이름은 가려 둘게.
그 아역은 여동생. 그 탤런트는 나와 얼굴이 닮아서 좋아한다고 했다.
「매일 여동생과 쓰레기녀가 집에 있는 것 같아 기쁘니까 붙여 놨어」라고 했다.
미안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걸어 다니는 개그 만화 같은 사람이라서
너무 에피소드를 쓰면 만화처럼 되어버리니까 쓰는 건 가능한 한 삼갈게.
20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51:45.22 ID:WuCu4FE0
왜 텔레비전이 없는데 DVD플레이어가 있는지 묻자
보고 싶은 DVD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텔레비전이 없잖아 라고 말했더니 며칠 전까지는 있었다고.
그런데 집에서 밥을 먹고 싶어서 쌀을 사려고 팔았다고 했다.
「근데 밥솥이 없잖아」
「그래! 그럼 DVD플레이어 팔아서 밥솥을 살까?」
「안돼요, 당신wwww 그러면 모처럼 산 DVD를 볼 수 없잖아wwww」
「그렇구나∼」
아하하 우후후 웃는 법률상으로는 이혼한 둘.
그러고 보니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와 엄마는 이랬던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물었다.
그래서 그대로 이야기했는데
초밥집을 그만둔 계기를 듣더니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20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19(日) 23:57:01.98 ID:WuCu4FE0
의외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그토록 원망하고 있던 마음이 사그라졌다.
아버지는 전부터 사람을 누그러지게 하는 힘이 있는 사람이었고
역시 전에 영업사원 톱이었으니까 온화하달까 상냥하달까.
나한테 몇 번이고 사과해서 오히려 내가 더 미안했다.
지금도 아버지가 왜 빚을 졌는지는 모른다.
물론 이유는 있었겠지만
이렇게 상냥한 아버지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와서
오랜만에 아버지와 딸이 만난 것 같지 않게
마치 예전으로 돌아온 것처럼 평범하게 이야기했다.
어색하지도 않았고 대화가 끊기지도 않았다.
아버지의 인품을 만든 기술인 것 같다.
20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02:12.60 ID:Y2JziXw0
아버지가 그린 유화를 보여주며 「이거 보고 굉장히 감동했다」라고 했다.
아버지는 그리운 듯이 유화를 보더니 「쓰레기녀도 그림 좋아해?」라고 했다.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싶은 거야?」
「음, 그냥 그림을 좋아하니까 공부하고 싶은 것뿐이야」
그럼 아버지가 가르쳐 주겠다며 우선 스케치북에 나를 그렸다.
연필로만 스케치 했는데 계속 그리지 않았던 탓인지「못 그렸네ww」라며 웃었다.
그런데 내가 봤더니 굉장히 잘 그렸다.
하루 종일, 모사라든지 정지화면 같은 걸 아버지와 함께 그렸다.
저녁에 엄마가 밥을 하려다가 프라이팬 밖에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셋이 외식했다.
그러고 보니 이 날 여동생이 없었는데 왜 없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21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08:49.11 ID:Y2JziXw0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엄마에게 가족사진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엄마는 기쁜 듯이「그럼 오빠 성인식 못 해줬으니까 오빠 독사진도 찍어야겠다」라고 했다.
가족사진을 찍기 전에, 성인식 전이었나.
어느날 밤에 택배가 왔다. 트레이너가 보냈다.
안을 보니 가방이 들어 있었다. 성인식용 가방.
편지가 들어가 있었는데,
미안 지금 그 편지가 수중에 없으니까 내용은 자세하게 쓸 수 없지만
「언제라도 돌아와라」는 말에 울었다.
그리고 「다 받아주지 못해서 미안했다」같은 사과가 빽빽했다.
엄마도 가방을 사줬는데
트레이너에게 받은 가방을 들어도 될지 물어봤더니
엄마가「당연하지」라고 했다.
21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13:07.53 ID:Y2JziXw0
가족이 3년 만에 모여서 오빠도 아버지와 만나는 게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역시 오빠도「아버지 앞니는?」하고 물었다.
오빠는 아버지한테 「여동생들은 나한테 맡겨」라고 했다.
「떨어져 사니까 내가 아버지 대신 아버지 역할을 할 거야, 동생들한테는 아버지가 두 명이야」라고 했다.
이때만은 오빠가 멋있어보였다.
중학생인데도 언제까지나 작은 아이같은 여동생은
신이 나서 떠들어대며 어쩔 줄 몰랐다.
「매일 오늘 같으면 좋은데!」라며 차 안에서도 스튜디오 안에서도
들떠서 쿵쿵 뛰어다녔다.
22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19:41.96 ID:Y2JziXw0
엄마가 사준 기모노를 입은 나에게
아버지는「굉장히 예쁘지만 엄마는 더 예뻤어」라고 했다.
엄마도 「어머 싫다wwww 당신도 참wwww」하며 수줍어했다.
아직도 이 둘이 이혼부부라는 건 느낄 수 없다. 지금도 옛날도 쭉 이런 느낌이니까.
돌아갈 때 엄마가 「이 참에 한 달에 한 번은 모입시다」라고 했다.
여동생의 찬성을 외치는 걸 신호로, 모두 찬성했다.
그리고 엄마가 할 말이 하나 더 있다고 했다.
「다음에 일이 잘 되면 이사 갈 거야」라고 했다.
운전하던 아버지가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사장과 엄마, 투톱으로 회사를 운영할 거라고.
아버지가「사, 사장과 재혼해?」라고 했는데
엄마가 사장은 부인도 있고, 그런 거 아니라고 했다.
엄마 굉장해애애애애애애애!
결국 임원까지 된 거냐!ww
23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25:11.17 ID:Y2JziXw0
엄마한테 스카우트 제의가 많이 들어왔지만
엄마는 이런 불경기에 다른 데로 옮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
전에도 쓴 것처럼 엄마는 지금 이 회사에서 출세하고 이 회사를 키우는 게 꿈이니까.
하지만 대학도 나오지 않은, 단순한 알바였던 여성을
더 이상 출세시키는 일도 꽤 어려운 것 같았다.
부장이 힘을 좀 썼겠지.
엄마는 「그럼 성별이나 학력에 지지 않는 좋은 실적을 올리면 돼!」하고
제 2 공장을 만들고, 사업을 넓히는 계획을 짰다고.
아버지가 빚왕이 된다
↓
엄마, 알바 시작한다
↓
엄마, 현장 감독이 된다
↓
사원이 된다
↓
과장이 된다
↓
부장이 된다
↓
이사 ←예약
>>236
알바
↓
주임
↓
현장 감독
↓
과장
↓
부장
이게 맞다.
24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28:51.45 ID:Y2JziXw0
그러고 보니 전에 새로운 캔 디자인을 만들라고 한 게 생각나서
「그것도 엄마가 짠 계획이야?」라고 물었다.
엄마는「너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고,
만약에 잘 되면 우리 디자이너로 고용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권한도 지금은 없으니까 갖고 싶어」라고 했다.
「권한을 갖고 싶으면 손에 넣으면 돼! 좋아, 출세하자!」라는
그야말로 엄마다운 발상.
아버지가「…엄마는 내 수입의 배는 벌고 있구나」하고 중얼거리며 우울해했다.
24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33:34.90 ID:Y2JziXw0
그리고 또 엄마는 엄청 바빠졌다.
휴대폰을 들고 목욕할 정도였다. 엄마는 잠이 부족하지도 않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매년 회사에서 받는 건강진단은 「판정A」였다.
의사가 보증한 건강한 몸.
덕분에 그렇게 바쁘게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굉장하다.
엄마는 피부도 반들반들하고 주름도 없다.
40대 후반인데
30대 초반으로 밖에 안 보인다. (딸의 편애일지도 모르겠지만)
일하면 에너지가 솟아 늙지 않는다고 했다. 그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여동생 수업 참관일에는 반드시 참가하고
운동회는 아침에 제일 일찍 나가서 자리를 잡아 놓고
합창대회 때도 제일 앞자리에서 일안 레프를 빛낸다.
* 역주.
一眼レフ(일안레프) : デジタル一眼レフ-カメラ(디지탈 일안 레플렉스)를 줄인 말.
촬영렌즈가 화인더용 렌즈를 겸하는 방식인 디지탈 스틸 카메라.
...라는데 카메라 문외한이라 한국말로 뭐라 불러야 될지 모르겠네요.
멍개야 도와줘, 니가 제일 먼저 답글을 달아 줄 거라 믿는다.
...라고 쓰고보니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단어- _-........
252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38:56.17 ID:Y2JziXw0
변함없이 나는 니트였지만 10대 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건
엄마에 대한 생각이었다.
엄마 굉장한데―, 했었는데
엄마처럼 되고 싶다-, 로 바뀌었다.
어느날 VIP에 낚시 스레를 세웠다. 낚시wwww라고 끝낸 스레였는데
댓글이 엄청 달렸다. 이름은 밝히지 못하지만 유명 정리 사이트에도 실려 있었다.
「>>1의 문장력에 질투wwww」 「>>1너 소설가 해라wwww」같은
VIP에서 흔히 쓰는 말들이 줄지어 달렸는데
처음으로 쓴 글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고 즐겨 준 게 마냥 좋았다.
그런 즐거운 이야기를 생각하는 게 무지 좋아서 이거 꽤 괜찮은 취미다ww하고 빠져버렸다.
26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46:04.90 ID:Y2JziXw0
소설 쓰는 건 나도 생각해 봤지만
나는 문장력(발상력이 아니라)이 좋지 않았으니까.
여기에 써도 될까?
계속 낚시 스레 세우면서 즐기고 있을 때
출판사에서 내가 저번에 세운 낚시 스레를 정리한 사이트를 타고 들어와 봤다며 연락이 왔다.
wiki를 통해서 연락처를 알아 낸 것이다.
출판하지 않겠습니까? 하는 연락이었지만, 그건 낚시 스레니까 안됩니다 하고 끊었다.
제니게바 주제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역주.
제니게바 : 동명의 만화책이 원작인 드라마. 주인공이 유년시절부터 빈곤한 가정에서 자라며 가난의 비참함과 돈의 힘을 경험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미워하고, “돈이 전부, 돈만 번다면 뭐든지 한다”라고 생각하여, 돈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저지르는 비정한 인격(=제니게바)이 된다.
출처 :http://ko.wikipedia.org/wiki/%EC%A0%9C%EB%8B%88%EA%B2%8C%EB%B0%94
하지만 낚시 스레를 일부러 소설화하면 어쩌자는거야.
아슬아슬한 이야기고, 여러 사람에게 폐 끼칠 것 같으니까 여기까지만 할게.
아무튼 그래서 출판사가 소설을 써서 응모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쓴 소설이····
이거?
자, 잠깐 기다려 봐···
그렇다면 그건 즉···
274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51:23.95 ID:Y2JziXw0
아니, 낚시가 아니라니까.
나는 낚시 스레에서「낚시가 아니다」선언은 하지 않아.
게다가 이런 긴 낚시 스레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
조금 전에도 썼지만
문장력이 없으니까 뭔가 글을 쓸 생각은 없지만
내 발상력만으로 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엄마에게 그 걸 말하니
「발상력만으로 직업을 찾는 건 꽤 어려울거야」라고 했다.
그림이든 글자든, 거기에 뭐가 더 있지 않으면 돈이 되지 않으니까.
-라고 생각하는데 여동생이「그럼 우리 반 학급 신문 써줘!」라고 했다.
돈이 되지 않으니까 거절하려고 했지만
초밥집 포스터부터, 옷 만들기, 낚시 스레처럼
어쨌든 뭔가 하나의 물건을 완성시키는 게 좋았으니까 한 번 해볼까 했다.
27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0:51:46.34 ID:vN2GXKQo
너희들 왜 낚시 확정 모드야wwwwwwww
282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0:54:52.20 ID:Y2JziXw0
>>275
역시 쓰지 않는 게 나았을까, 출판사 관련 일.
지금 딱히 출판사 쪽 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흐름상 써야 될 것 같아서 쓴 건데…
어쩐지 실패했으니까 똥 싸고 올게
283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0:55:35.96 ID:95WoFvEo
그래그래
아무리 괴로워도
맛있는 거 먹고
똥 싸면 나아!
ハ_ハ
('(゚∀゚∩ 나아라!
ヽ 〈
ヽヽ_)
292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0:58:10.26 ID:cCDskEIo
쓰고 싶은 걸 쓰면 돼
스레 흐름상 참고가 되니까
>>292
그래! 나>>292와 결혼 할래! 모두 고마워!
기분을 바꿔서 계속
홈센터(대형쇼핑몰)에서 학급 신문 재료를 사 오다가 초밥집 앞을 지나가 보았다.
트레이너에게 가방 고맙다고 하고 싶었는데 아사미씨 혼자서 일 하고 있었다.
아사미씨와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제 와서 말을 걸어도 될지 고민했다.
하지만 고민해도 어쩔 수 없으니까 가게에 들어갔다.
아사미씨는 놀라서 「너, 살아 있었냐!」라고 했다.
트레이너가 가방을 보내며「돌아와, 연락 기다릴게」라고 했는데 연락이 없어서
무슨 병이라도 걸렸는지 알았나보다.
아사미씨wwww
300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07:20.31 ID:1O990wIo
가방 잘 받았다는 인사 정도는 해 둬야지ww
30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10:16.84 ID:Y2JziXw0
진심으로 더 이상 돌아올 생각은 없었으니까
「트레이너한테는 가까운 시일 내에 연락할게요」라고만 말해 두었다.
아사미씨가 「오늘은 무슨 일로 왔어?」라고 묻길래 학급 신문 이야기를 했다.
재료를 사서 오늘 만들 거라고 말했더니
「너가 만든 포스터 평판이 무지 좋으니까 우리 가게 포스터도 또 만들어줘」라고 했다.
페어는 벌써 끝난 지 오랜데 내가 만든 포스터가 아직도 붙어 있었다.
메뉴표도 내가 만들었던 그대로였다.
의욕이 솟아서 바로 집에 돌아가 학급 신문을 만들었다.
신문처럼 표제라든가 어디에 어떤 걸 써야지라든가 생각하는 게 너무 좋아서
밤새도록 열중해서 작업했다.
310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15:32.40 ID:Y2JziXw0
나는 물건을 만드는 기쁨과 즐거움을 배웠다.
돈이 바닥나면 코스프레 의상을 만들어서 옥션으로 판다.
그 정도면 초밥집 아르바이트때 보다 돈이 더 들어왔다.
짬짬이 그림 그리고, 밥 만들고, VIP에 낚시 스레 세우고, 똥 싸고 자는 생활.
상당히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때는 별로 에피소드가 없다.
그 정도로 평온하달까, 평범한 매일이었다.
단지 코스프레 의상은 큰 이벤트가 없으면 좀처럼 팔리지 않았다.
엄마에게 말했더니「그게 크리에이터의 사명이다」라고 했다.
폭로하자면, 크리에이터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왠지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옥션의 자기 소개란에 “직업:크리에이터” 라고 썼다.
단순한 니트였을 뿐인데 너무 심한 흑역사였다.
* 역주.
흑역사 : 중2병(사춘기)에 걸렸을 때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상에서 자행했던 무지 창피한 행동들을 했던 기억, 또는 그 때. 한국식으로 ‘자다가 하이킥할 정도’의 ‘허세를 부렸던 기억’ 쯤으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31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20:32.97 ID:Y2JziXw0
덧붙여서 나는 양손잡이야. 누가 레스로 왼손잡이냐고 묻길래.
트레이너에게 연락을 했다. 전화로 가방 잘 받았다고, 고맙다고 했다.
트레이너와 쓸데없는 이야기를 좀 하고, 가방을 받은 답례인사를 했다.
트레이너는 통화중에 갑자기 울었다.
몇 번이고「내가 나빴다」「미안해」하며 사과했다.
트레이너가 직접 돌아올 생각이 없냐고 물어 순간 고민했다.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지만 아직 정확히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일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재택근무 중이니까 편한 생활에 익숙해져서
다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싫다! 라고 생각했다.
역시 본심이 나왔군wwwwww
32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24:36.06 ID:Y2JziXw0
트레이너는 내가 돌아온다면 시급을 올려 준다고 했다.
얼마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850엔을 900엔으로 올려주는 정도였던 것 같다.
그리고 제공되는 식사도 쓰레기녀만은 특별히 좋아하는 재료를 쓰고 싶을 만큼 써도 좋다고 했다.
돌아가려고 했다.
쓰레기녀만 특별, 이 포인트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처럼 일주일에 5일을 풀로 일할 수 없다고 했다.
의상 만들기도 계속하고 싶었으니까.
이렇게 해서 나는 초밥집에 복귀했다. 정말 단순한 이유로 복귀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인간이니까, 이런 게 나다운 거니까 라고 나 혼자 만족했다.
정말 솔직하다wwwwwwww
초밥집 부활 축하합니다!
330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26:23.25 ID:FLqmFYAO
과연 트레이너 wwwwww
사람을 다루는 게 남달라wwwwww
33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30:11.23 ID:Y2JziXw0
초밥집에서 다시 일하면서 의상도 만들었다.
의상을 만들 때는 낙찰자의 반송이라든지, 주문을 희망하는 주소 같은 것도 처리해야 한다.
이따금 일이 한가해지면 아버지와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VIP에서 낚시 스레 세우거나 여동생 학급 신문을 만들거나 했다.
투잡은 무지 힘들어서 복귀 첫날부터 늦잠잤다.
귀찮아~ 하고 있는데 이 날 트레이너가 맨션까지 데리러 왔다.
interphone이 울려서 깨어났으니까.
「너는 분명히 지각할거라고 생각했거든」하고 전에 들은 적 있는 말을 들었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트레이너와 만날 수 있어 기뻤다.
물론 알바 하는 아줌마 중에「잘 돌아왔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라고 할까, 트레이너와 아사미씨와 뚱땡이 이외의 전원이 그랬다.
하지만 트레이너와 아사미씨와 뚱땡이만 내 편인 게 좋았다.
34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32:27.51 ID:FLqmFYAO
>>쓰레기녀
그 세 명 말고
알바하는 아줌마들은 몇 명이야?
>>341
아침만 하는 사람, 밤만 하는 사람,
주말에만 하는 사람, 이 각각이라서 많아. 총 12명이야
34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35:40.78 ID:Y2JziXw0
다시 초밥 냄새가 나는 나를 보고, 엄마는 다른 누구보다 더 기뻐했다.
「너는 할 수 있는 아이다」라고 많이 칭찬하고, 건강에 유의하라고 했다.
옥션으로 내 의상을 낙찰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
그래서 옥션 말고 다른 통신 판매로 바꾸려고 했다.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옥션보다 주문을 받은 만큼 파는 통판이 더 좋다.
단지 확정신고라든지 세금이라든지,
20세가 넘어서 연금이라든지 여러가지 지불해야 하는 게 있었다.
계산하기 귀찮아서 엄마에게 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수입은 우선 엄마에게 전액 줬다.
엄마가 필요한 경비를 뽑고 나한테 잔액을 돌려줬다.
하지만 그것도 귀찮아서 필요할 때마다 엄마한테 돈을 받는 식으로
엄마가 내 돈을 관리하게 되었다.
350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37:08.78 ID:vpZhu1gP
엄마 일 또 늘었잖아wwwwwwwwwwww
35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37:37.37 ID:RS5FWQDO
엄마 대단한데?
35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41:28.34 ID:Y2JziXw0
과연 경리부장이기도 한 엄마.
(뭐, 영업 부장이기도 하고 그 외 뭐든 부장이라는 직함은 전부 엄마거야)
결혼 전에 세무사 사무소에서 비서를 해서 그런지 세금에 능통했다.
제대로 매월 명세서를 만들어 보여 주며 하나 하나 가르쳐 줬다.
오빠에게 말하자「세무사 고용하면 무지 비싼데, 너는 행운아다」라고 했다.
엄마가 해 주는 일은 원래 돈이 드는 일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엄마가 해 주니까 럭키라고 생각했다.
36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46:17.57 ID:Y2JziXw0
트레이너한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너도 돈 버니까 엄마에게 조금은 돌려줘」라고 했다.
마음만이라도 좋으니까, 작은 선물에도 기뻐할거라고 했다.
어느날 의상을 만들다가 블레이저 코트 단추 구멍을 잘못 만들었다.
이런 건 못 파니까
엄마한테「엄마를 위해 쟈켓 만들어봤어」하며 실패한 블레이저 코트를 줬다.
엄마가 울었다.
울릴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놀랐지만
기뻐서 울고 있다는 걸 알고 마음이 불편했다.
그거 팔려고 만들다가 망쳤으니까 줬을 뿐입니다, 하고 말할 수는 없는 분위기였다.
368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50:57.08 ID:RS5FWQDO
세무사 사무소에도 들어가고, 엄마는 기본적으로 꽤 다 잘 하는 사람이었구나
게다가 노력도 했으니까 대단해.
>>368
힌트 · 엄마가 18세 때는 완전 거품경제시대였다.
369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51:07.57 ID:Y2JziXw0
그 날부터 엄마는 모게임 캐릭터 제복(와펜도 달렸음)을 매일 입고 출퇴근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드는 동시에
「그것은 에로 게임 캐릭터 의상인데…」라는 생각에 웃겼다.
그리고 얼마 후 엄마가 나한테
「너가 한 디자인 통과 못했어. 너무 기발하고 잉크가 어쩌구저쩌구」하며
저번에 한 디자인이 거절당한 이야기를 하셨다.
그 캔만 통과하면 제2 공장도 꿈이 아니야
이렇게 말하는 엄마를 위해서 그 날 다시 밤새도록 디자인을 생각했다.
다음날 엄마에게 디자인을 줬더니
엄마는 매우 기뻐하며 「이걸 무기로, 또 사장이랑 입씨름하고 올게」라고 했다.
372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52:28.28 ID:vpZhu1gP
에로게임wwwwwwwwwwwwwwwwwwwwwwwwww
에로게임 캐릭터 옷을 입고 통근하는 엄마라니 장난아니다wwwwwwwwwwww
37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1:52:39.00 ID:FLqmFYAO
에로게임 캐릭터wwwwww
아는 사람이 보면
단순한 변태잖아wwwwww
38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1:56:23.47 ID:Y2JziXw0
계속 반복됐다. 또 디자인이 거절되고 또 거절 되었다.
이제 불안해져서「엄마, 사장이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다 데리고 와봐!
어디가 잘못 된 건지 내가 물어 볼게!」라고 했다.
엄마는「따로 무리해서 더 그리지 않아도 돼」라고 했다.
「다른 디자이너한테 부탁해 볼 테니까」라며
나의 울컥하는 성격과 지기 싫어하는 마음을 꾹 억눌러준 엄마.
무슨 일이 있어도 디자인이 통과하도록 매일 늦게까지 디자인을 생각했다.
뚱땡이가 취직하게 되어 초밥집을 그만 둔다고 했다.
나는「취직같은 거 하면 어떡해 이 녀석아아아아아아아아」하며 슬퍼했지만,
뚱땡이가 보육원에 취업했다고 하자 묘하게 납득했다.
보육원에서 원아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퍼뜨리면 좋을 것 같았다.
부처의 가르침wwwwww
뚱땡이의 천직www
394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2:01:28.17 ID:Y2JziXw0
뚱땡이가 그만 두면서 사람들이 꽤 줄었다.
곤란하게도 알바 하는 아줌마도 뚱땡이가 그만두는 것을 계기로,
랄까 비슷한 시기에,
「아이가 어쩌구 저쩌구」하며 세 명이나 그만뒀다.
직원 모집을 하려 해도, 내가 들어오고부터 3년 동안, 단 한 명도 들어 온 적 없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트레이너가 나한테 「너, 일주일에 5일 일할 수 없어?」라고 물었다.
옷 만들기를 주문 받아서 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고 나서는 꽤 시간이 남았지만
초밥집에서 일주일에 5일이나 일하면 휴일이 고스란히 다 없어져 버린다.
무리라고 말하고 싶지만 가게를 살리기 위해서는 싫다고 할 수 없다.
곤란했는데, 트레이너가「너를 정사원으로 고용하고 싶다」라고 했다.
아르바이트와 정사원의 차이를 잘 몰랐던 나는
「시급이 오릅니까?」라고 물었다.
40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2:06:52.84 ID:Y2JziXw0
트레이너는 준비해 뒀던 것 같은 두꺼운 서류봉투를 나에게 주고
「잘 생각해 봐」라고만 했다.
집에 돌아가 엄마에게 서류를 보여줬다.
초밥집 정사원 제도에 대한 서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엄마가 외식업은 불안하다며 엄청 고민했다.
보험은 있는지 수당은 있는지 꼼꼼하게 서류를 확인했다.
「그래서? 월급 오르는 거야?」라고 묻는 나를
「조용히 해」한마디로 입 다물게 했다.
트레이너의 말에 의하면 일의 양도 증가하는 것 같다.
재료의 매입이라든지 본사와의 협의라든지도 해야 한다고,
지금까지는 트레이너 혼자서 전부 했지만 지금부터는 내가 한다고 했다.
410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2:08:14.94 ID:95WoFvEo
엄마wwwwwwwwwwwwww
정말 좋은 엄마다
41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2:08:34.57 ID:RS5FWQDO
월급 오르는 거야? 라니wwwwww
무섭다wwww
409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2:08:11.34 ID:Tz2eBug0
중졸로 정사원이 되는 건 어렵지 않아?
>>409
학력이 없는 경우는 3년의 실무 경험이 있다면 오케이.
다만 승진할 가능성은 제로
42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02:13:15.80 ID:Y2JziXw0
그러나 엄마는 만약 내가 나중에 다른 기업에 취직하고 싶을 때,
정사원으로 일한 과거가 있으면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엄마는 서류를 훑어보고 나서 결론부터 말하면 월급은 오른다고 했다.
단지 오르는 정도가 아니라, 지금보다 1.5배는 받는다고 했다.
「아, 그럼 정사원할래」
「바보! 너는 언제까지 그렇게 돈에 달려들래!
이건 중요한 일이니까 진지하게 생각해!」
엄마가 무지 화를 내서 조금 무서웠다. 엄마가 화내는 건 드문 일이니까
입을 한 일자로 꾹 다물고 엄마의 말을 기다렸다.
화는 냈지만 나와 같이 고민해 주고, 필사적이었다.
나한테 하룻밤 생각해 보라고 했지만 왠지 엄마가 결정해 줄 것 같았다.
어차피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괜찮겠지 싶어서 다시 의상을 만들었다.
미안해요, 오늘은 여기까지
424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02:14:28.66 ID:x/GNlMAO
(_´Д`)ノ~~수고했어
60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21:59:50.71 ID:Y2JziXw0
지금 팥밥을 짓고 있으니까 좀 더 기다려 줘
아니, 뭔가 경사스러운 일이 있던 건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팥밥을 지어 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서...
지금 막 밥을 안쳤다.
뒷정리도 해야 되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61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22:02:46.58 ID:d44gAOAo
>>606
뭐 하는 거야wwww
62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0(月) 22:21:35.25 ID:Y2JziXw0
우와wwwwwwwwwwwwwwww 팥밥 맛있다wwwwwwwwwwwwwwwwwww
근데 완전 졸려. 사실 어제 밤부터 한 숨도 못 잤으니까
먹다가 잠 들어버릴 수도 있어, 미안
>>627
자라.
663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23:03:05.75 ID:VhaZKV.o
쓰레기녀 자?
672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0(月) 23:25:54.20 ID:bBs2CEAO
쓰레기녀 잠들었군
71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02:37:26.11 ID:LhOocoAO
쓰레기녀 쉬어라
나도 잘래
842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1:56:47.40 ID:JXAIiig0
~쓰레기녀 공지∼
이제「언제 와?」 「몇 시에 올 건지 알려줘」 「완결은 언제?」등의 예정 선언은 하지 않습니다.
물어도 대답할 수 없습니다, 미안해요.
나 자신도 그 날의 예정을 모르니까 선언해도 절대로 지킬 수 없거든요.
단지 틀림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늘내일 중에는 못 끝내요.
왜냐하면, 오늘은 지금부터 몇 시간 쓰겠지만
또 바로 잠들 테고 내일도 같은 상황일 것 같고.
솔직히 처음에 스레 세웠을 때는 하루나 길어도 이틀 정도로 끝낼 예정이었는데
무계획적으로 gdgd(グダグダ=엉망진창) 계속 쓴 나의 책임입니다.
미안합니다.
그러니까 똥 싸고 나서 다시 씁니다.
846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1:58:53.56 ID:VG6kWkAO
쓰레기녀가 훌륭하게 자라서 눈물이 난다.
853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10:21.33 ID:JXAIiig0
훌륭하지 않아! 똥을 아주 좋아하는 중2병이야!
그리고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이건 낚시가 아니고 진짜로 리얼한 이야기니까
소설 같은 반전이라든지, 장대한 끝이라든지, 해피 엔드라든지,
니트였던 내가 이만큼 성장하고, 이만큼 훌륭해졌다(웃음) 같은 엔딩도 없다.
뭐랄까 오히려 엔딩이 없는 이야기야.
왜냐하면 인생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 되고 있으니까.
폭로하자면, 끝낼게, 끝낼게 하는 게 거짓말이 되어 버린 건
어디를 끝으로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야.
최종회라고 딱히 무슨 큰 일이 있는 것도 아니야.
내 인생에 그 정도로 구불구불한 굴곡까지는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좋다는 사람은,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내가 없는 동안에 너희들이 나눈 이야기 읽다가 여러 가지로 찔끔했으니까
그렇게 태클 걸지 말아줘.
됐으니까 똥 싸면서 계속 쓰라구
862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18:42.53 ID:JXAIiig0
>>421의 계속
하룻밤 생각해보라고 말해 놓고 엄마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내가 정사원이 되는 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식품업에 대해 조사하는 건 지,
엄마는 매일 매일 관련책을 사와서 늦게까지 읽었다.
덧붙여서 오빠가 SE(시스템 엔지니어)가 된다고 했을 때도 SE에 대해 조사했는지
지금도 집의 책장에는 SE관련 책과 식품 관련 책이 수 십 권 있다.
여담이지만 엄마는 책을 읽는 스피드가 보통이 아니다.
집안일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공부 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책을 읽을 수 없을까 생각한 결과
속독 기술을 습득했다고. 하루에 문고본 3권은 읽을 수 있다고 했다.
86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26:32.93 ID:JXAIiig0
하지만 트레이너는 대답을 계속 요구했다.
「어떻게 하기로 했어?」라고 매일 계속 물었다.
이제 귀찮아서 엄마의 휴대폰 번호 가르쳐 줄 테니까 둘이 이야기 하라고 할까도 생각했다.
내가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은 아주 조금도 없었다.
나는 정사원이 아니어도, 사회 보장이 없어도, 우선 돈만 벌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트레이너가 정사원이 되면 할 일을 지금 보여 준다고 했다.
「그럼 참고해 볼게요, 잘 부탁합니다」라고 했더니
「그럼 내일 아침 4시에 가게 앞에서 집합이야」라고 했다.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웃었는데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아니, 진담이야. 지각하면 내일 급여는 없어」라고
야쿠자 아내도 놀랄 정도로 칼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87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33:41.66 ID:JXAIiig0
트레이너가 무서워서 이 날만은 절대 지각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 버리면 일어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날은 잠을 자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VIP에서 p낚시(사진 낚시) 스레를 세우고, 밤을 새워 시간을 때웠다.
4시에 제대로 출근한 나에게 트레이너는「절대 지각할거라고 생각했는데ww」라고 했지만
집 앞까지 마중 나오지 않았던 걸 보면, 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칭찬의 소리에 실릴 정도로 우수한 인재니까. 신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훗)
아침과는 다르게 어슴푸레한 점내에서,
우선 트레이너는 꽝꽝 얼린 과거의 숙적, 오징어를 가져왔다.
오징어는 무서울 정도로 컸다. 언제나 토막 낸 오징어만 봤는데
이 때 본 오징어는 확실히 “진짜 오징어”.
이걸 가게문을 열기 전에 다 토막 내야 한다고 했다.
87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38:54.25 ID:JXAIiig0
언 오징어를 해동하는 작업은 괴로웠다.
단지 언 오징어에 물을 뿌릴 뿐이지만,
계속 물에 손을 담그고 있으니까 겨울철도 아닌데 손이 덜덜 떨렸다.
겨우 반쯤 녹은 오징어를 자르는데, 언 오징어는 부엌칼로도 자르기 어려웠다.
내가 겨우 오징어 한 마리를 다 토막 냈을 때 벌써 밖이 완전히 밝았다.
오징어가 끝나자 이번에는 다시 또 과거의 숙적, 낙지. 낙지도 같은 작업이지만
오징어와 다른 점은 식초를 넣은 물로 해동하는 것이다.
다친 것도 아닌데 손이 얼얼했다.
해동이 끝나고 보니 손이 추위와 식초 때문에 새빨갛게 변했다.
877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2:41:48.66 ID:XOKn6EMo
>>876
고무장갑 끼면 안 돼?
>>877
안돼. 냄새가 배고 위생상 좋지 않아.
그러니까 우리는 전부 맨손 작업.
화장실에서 빈틈없이 3분 동안 손 가죽이 벗겨질 정도로 박박 닦는다.
87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42:44.63 ID:JXAIiig0
나는 전생에 오징어와 낙지를 괴롭혔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렇게 재료 교육이 귀찮은 건 오징어와 낙지 뿐이니까.
쥐기 어렵고 싼 주제에 남보다 교육 시간이 두 배나 들다니 건방지다!
너 같은 것 이렇게 해 줄 거야! 이거 보라구, 자꾸 알몸이 되지? 부끄럽지?
이런 나의 뇌내 망상이 혼잣말로 새어 나갔나보다.
트레이너가
「너 정말로 초밥 좋아하는구나wwww
그렇게 말을 건네면서 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wwww」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884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48:35.31 ID:JXAIiig0
다른 점포는 이 작업을 일주일에 한 번 하고
해동시켜 토막 낸 재료를 다시 냉동해서 일주일간 쓰지만
트레이너가 의견을 내서 우리 가게만 3일에 한 번 이 작업을 했다.
결국 체인점이지만, 체인점이기 때문에 더욱 다른 가게와는 다른 일을 해야 된다고 했다.
우리 가게가 다른 가게와 비교해서 매상이 더 좋은 건 뚱땡이와 트레이너 덕분이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슈퍼에서 우연히 뚱땡이와 만났어.
지갑에 250엔 밖에 없어서 컵라면을 골랐던 나에게
「제대로 밥을 만들어서 먹어야 돼」라며 1000엔 줬다.
890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2:51:52.46 ID:YLG1EYMP
뚱땡이 진짜로 너무 사람이 좋아wwwwwwwwwwwwwwwwwwww
뚱땡이는 진짜 신이었다
88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2:49:20.49 ID:qbkko9.0
해동 뿐이라면 고무장갑 껴도 되겠지만
아마 녹이면서 자르고 있었겠지?
고무장갑 끼면 자르기 어렵잖아wwww
근데 초밥 재료용으로 자르는 거 보통사람한테는 어렵잖아?
쓰레기녀, 초밥 재료도 만들 줄 알아?
>>885
오징어, 낙지, 연어, 참치는 초심자라도 약간만 부엌칼 쓸 줄 알면 돼
두께를 유지하는 게 어려운 것 같지만
옷을 만들어봤으니까 곧게 자르거나 두께를 유지하는 건 자신 있었다.
엔가와, 훈제 연어, 다랑어는 부드러워서 뭉개지기 쉬우니까
연습하지 않으면 못 잘라.
89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2:55:40.82 ID:JXAIiig0
오징어와 낙지와 기타 등등을 토막 내다가 시간 오버.
이제 앞으로 30분 후면 출근시간이니까 알바를 맞이할 준비
(마실 물을 끓인다든지, 쿨러or난방, 탈의실 청소라든지 그런 거)를 했다.
출근 시간이 되자 트레이너가 휴게실 들어가서 쉬라고 했는데,
그런 말 안했어도 이미 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왜냐하면 벌써 5시간이나 계속 서 있었고 손도 다리도 아프고, 무엇보다 졸렸다.
이제부터 재료 교육을 하는 날은 알바가 출근하면 일단 집에 갔다가
저녁부터 밤까지만 일하라고 했다.
시간이 꽤 남았으니까 집에 가 있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집까지 자전거를 끌고 갈 힘이 없어서 휴게실에 대자로 누워서 잤다.
89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04:27.92 ID:JXAIiig0
밤에 영업 종료 후에도 할 일이 많았다.
일보 보고, 청소, 설거지, 재고 체크.
평상시라면 20시에는 퇴근했는데
이 날은 22시가 다 되도록 돌아갈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날 본사 회의에 데리고 간다고 했다.
정장을 입고 오라고 했지만 정장이 없었다.
엄마 정장을 빌리려고 했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의상으로 만들었다가 재고로 쌓아뒀던
명탐정 코난 의상을 입고 가기로 했다. 제일 정장 같았으니까.
90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3:08:06.89 ID:SYJrAgDO
wwwwwwww코난wwwwww
90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11:39.59 ID:JXAIiig0
아침에 코난이 된 나를 보고 엄마가 「반바지 입지 마!」하며 화냈다.
아오○ 라면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여니까
제대로 정장을 사 입고 가라며 돈을 줬다.
하지만 아오○는 트레이너와 약속한 시간보다 개점시간이 조금 늦다.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약속 장소에 갔더니
트레이너도 「왜 반바지야!」라고 화냈다.
코난군은 쇼타 캐릭터니까요, 라고 말하려다가
트레이너가 장난 아니게 화를 내서 가만히 있었다.
그 넥타이도 있어?
>>913
있었지만, 역시 나비 넥타이까지는 안 했어요ww
반바지wwwwww
결정하기 전에 엄마한테 상담하라구wwww
918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16:32.25 ID:JXAIiig0
우선은 본사가 있는 시내까지 이동하고
트레이너가「역에 도착하면 힘껏 달려라」라고 했다.
달리는 게 귀찮아서「몸이 약해서 힘껏 달리는 건 무리입니다」라고 했더니 말없이 째려봤다.
평상시라면 농담으로 받아 쳤을 텐데 이 날만은 무서웠다.
「모처럼 너를 본사 사람들한테 추천하려고 했는데,
그런 반바지 차림으로는 성사 시킬 수 없다」
「조금이라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흥정할 생각이었는데」라고 했다.
트레이너는 50대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전력 질주로, 역 근처 빌딩까지 달려 들어갔다.
눈에 띈 정장가게에서
점원에게「9호! 9호로 제일 좋은 정장을 빨리 가져와!」라고 소리 질렀다.
925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20:45.26 ID:JXAIiig0
트레이너의 박력에 놀란 점원은 빠른 걸음으로 왔다갔다하며 정장을 몇 벌 가져왔다.
트레이너가「그럼 이걸로 하자. 지금 여기서 입고 갈 거니까 탈의실로 안내해」하고
검은 정장을 선택해서 점원에게 줬는데
내가「저는 7호입니다만」하고 말하자 트레이너의 등에서 검은 아우라가 느껴졌다.
「7호군요! 1분, 아니, 30초만 기다려 주세요!」하고 점원이 다시 왔다갔다 거렸다.
왠지 미안했다.
928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3:22:54.82 ID:UCga7QDO
이런데서 적 만들지 마wwwwwwwwwwwwwwwwwwwwwwwww
이 코난 얄밉다wwwwwwww
933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3:24:50.93 ID:.XHnjYDO
진심으로 미안했냐wwwwww
937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29:31.04 ID:JXAIiig0
탈의실에서 정장을 갈아 입고 나왔더니 트레이너가 벌써 계산을 끝냈다.
그러고 보니 엄마한테 돈을 받았으니까 트레이너에게 주려고 했는데
「됐으니까 일단 달려」라고 해서 죽어라고 달렸다.
덕분에 늦지 않고 꽤 여유 있게 본사에 도착했다.
회의실에는 체인점 지점명이 적힌 명패가 각각 지정된 자리에 세워져 있어서
나와 트레이너도 우리 가게 이름이 적힌 자리에 앉았다.
헉헉 숨을 고르는 트레이너를 보니 이 몇 십 분 만에 폭삭 늙은 것 같았다.
왠지 미안했다.
941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3:31:34.55 ID:UCga7QDO
별로 미안한 것 같지 않아wwwwwwwwwwwwwwwwwwww
935 :以下、VIP 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 :2009/04/21(火) 23:28:45.59 ID:wgboxrQo
그러고 보니 이때 여동생은 어땠어?
>>935
글쎄, 평범한 중학생이었어. 별다른 일은 없었고.
아, 검도부에 들어서 매일 매일 땀 냄새 풍기면서 돌아왔다.
덧붙여서 오빠도 검도부였어. 오빠는 지금도 검도 계속하고 있다.
94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35:28.16 ID:JXAIiig0
본사의 회의는
각각의 매상 보고라든지, 각각의 가게에서 고안한 걸 제안한다든지 뭐
그런 이야기만 하고 있던 것 같다.
신상품을 제안할 때는 본사 기획부의 사람도 와 있으니까 참고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평일 한정으로 엔가와 세일」이라는 제안을 했다.
평상시에는 비싸서 사 먹을 수 없는 것을 가능한 한 싸게 팔아서
단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맛보게 해주고 싶기 때문(훗)이라고 말했지만
본심은「이렇게 하면 저녁 식사 때 싼 값으로 엔가와 포식wwww우와wwww」였다.
961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41:14.24 ID:JXAIiig0
그러나 나의 첫 제안은 기획부가 화려하게 잘랐다.
울컥해서 하나 정도는「그건 좋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생각나는 대로 막 제안했다.
기획부도 「다른 의견은 없습니까?」라고 물을 때마다 내가 손을 드니까
내가 일곱 번 째 제안을 했을 때에는「또 너냐?」하는 표정이었다.
결국 내가 올린 제안은 하나도「좋네요」라는 소리를 못 들었다.
엄청 분해서 집에 가면 제안을 정리해서 본사에 FAX로 보내 주려고 했다.
트레이너가「보통은 겁을 먹는데 너한테는 수치심도 없냐?」라고 하길래
「수치심보다는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큽니다」라고 대답했다.
「너는 누구와 싸우고 있냐wwww 여기에는 동료 밖에 없는데wwww」라고 웃었지만
나한테 기획부 인간들은 이미 적이었다.
976 :쓰레기녀 ◆6ClmPIZy/M: 2009/04/21(火) 23:51:13.10 ID:JXAIiig0
이쯤 되면 F5는 나의 신부
오늘은 좀 더 쓰고 싶으니까 잠깐 쉬었다 올게
아, 아니다, 똥 싸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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