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ω·`)

나 게임회사 취업했어요!




나 게임회사 취업했어요!




덕후왔쪄염 뿌잉~

그동안 블로그도 내팽개치고 얘가 뭐하나 하셨던 분들 많으셨을 거예요.

바퀴벌레 번역글에 보고 싶다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여러분, 사탕합니다.

바퀴벌레처럼 조용히- 슥삭슥삭-

면접의 달인 ‘탈락’ 빌라선생님은 또 재미난 일을 기웃거리고 있었드랬죠.

사실 저 약 한 달 동안 백수 상태였어요^^;





아니 그런데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게임 회사가 딱~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스아실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보다 미소년연애시뮬레이션을 좋아하지만ㅋㅋ

미연시! 미연시! 한국에 미연시 게임 회사가 있다고! 미연시! 미연시! 하악!!

아 재밌겠다재밌겠다재밌겠다재밌겠다재밌겠다 미연시 게임회사래! 하악하악!!!

그래서 넣었어요, 연락이 안 와요. 계속 안 와요. 죽어라 안 와요.

으헝헝 그럼 그렇지 나 같은 덕후는 이력서부터 냄새가 나나 봐요.

괜히 증명사진을 탓해봐요.

왜 증명사진에는 얼굴이 막 퍼져 나오는걸까요.




동일인물-_-




그런데 한참 후에 연락이 온 거예요! 그래요!

나 첫 번째 아니어도 돼, 꼴찌래도 좋아,

덕후 너 임마, 그렇게 놀지 말고 손 내밀었을 때 퍼뜩 면접 보러 오래요.

아흥 대표님 내 이력서 다 읽었어요?

처음엔 냄새 좀 나더라도 걔 되게 중독성 있는 냄새거든요.

본드 냄새 같은 그거, 수정액 냄새 같은 그거, 배꼽 냄새 같은 그거!





나 항상 이력서 넣을 때 마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력서는 있죠, 짝사랑하는 상대한테 보내는 러브레터 같아요.

그 상대는 날 몰라요, 전혀 몰라요.

내가 막 밤새 절절한 구애의 문장들을 짜모아서 보내면

아, 이 색히는 날 언제 봤다고 내가 좋대냐- 하면서 대충 읽고 버려요.

뭐야, 난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데 겨우 이런 점만 보고 좋다는 거냐? 하면서 버려요.

허허, 이 색히 이거 올 크리스마스에 쓸쓸하기 싫어서 그냥 찔러본 거구만, 하고 버려요.

뭥미 이 색히 같은 편지 이름만 바꿔서 어장관리 하는구만, 하고 버려요.





아아아 뭔 말이 이렇게 많아, 읽기 귀찮다- 그냥 얼굴 한 번 보고 뭐라 지껄이는지 들어볼까?

...하고 불러내서 편지에 썼던 내용을 면전에서 읊으라고 창피를 줘요.

그리고 말하죠, 아~ 진작 말하지 그랬어! 너 별로다, 나랑 안 맞아. 뭘 믿고 날 찔러봤냐?

하아~ 보자. 설마하니 그 나이 먹고 내가 처음은 아닐거고.

얘랑은 3개월, 얘랑은 6개월, 얘랑은 1년...

여기는 성격차이라고 적혀있는데 너한테 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나랑도 금방 헤어질거지? 뭐 난 사귈 맘 없지만.





그런데 이 회사는 달랐어요.

내 편지를 읽었대요, 되게 꼼꼼하게 읽었대요.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로! 진~실로!

정말 나 이력서를 토대로 그렇게 많은 질문 받은 거 처음이에요.

네가 나 좋다고 보낸 편지 잘 읽어봤어, 고마워.

아유 춥지? 와서 불 좀 쬐고. 오느라 고생했지? 커피부터 마셔.

있잖아, 넌 나를 그렇게 아주 잘 알지는 못 할 거야.

그래서 말해주는 건데 난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한 사람이야.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쑥스럽지만 난 이러이런걸 잘하고 저러저러한 걸 준비하고 있어.

만약 너랑 진지한 관계가 된다면 난 네가 이러이러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에구구, 너무 내 얘기만 하니까 재미없지?

이제 네 얘기를 더 들어보고 싶어.

나도 네가 나 좋다니까 너에대해 좀 알아 봤거든?

근데 너 블로그도 관리하더라?

번역도 하고 글도 쓰고 멋지더라, 재밌게 봤어.

야야 그 관음본능- 으흐흐 좋더라 야.

그러고보니 너 이런 점에서는 나랑 맞네, 혹시 이러이런데는 관심 없니?

그래, 너 좀만 데이트 해보면 곧 이러저러한 것도 같이 할 수 있겠다?

아 근데 너 그때 그거 해봤다면서? 그 얘기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줄래?

그래, 괜찮다 그거.

참 이거 되게 중요한 건데 너 내가 왜 좋아?

그렇구나~

그래 나한테는 더 궁금한 거 없고?

그래그래 오늘 즐거웠어. 시간 내줘서 고마워.

좀 생각해보고 연락 줄게, 조심해서 가^^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딱 들어 왔는데 전화가 왔어요.

잘 들어갔냐고, 너만 괜찮으면 우리 진지하게 사귀어보자고.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기 저, 저 그래서 내일부터 게임회사에 출근해요.

사실 그냥 면접후기나 쓰고 조용히 좋아하려고 했는데

요 덕후 색히 그만 놀고 빨리 출근하라고 해서;;

재밌을 거 같아요, 나 재미있는게 너무 좋아요.

내가 느꼈던 많은 재미들을 언젠가는 차곡차곡 모아서 책으로 내고 싶어요.

나 이렇게 재미있게 살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재미있게 살 거라고.

짝사랑에 지쳐 술잔을 기울이던 새벽들이여 안녕.

삶은 연애입니다.

사랑하세요.

하지만 안 생겨요.